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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구원, 핵폐기물 처분장 관리 기술 이전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08 10:12

수정 2023.11.08 10:12

에이치비씨에 감마선원 이용 토목 구조물의 건전성 평가 기술 이전
대형 건축 구조물 사고 예방 위한 안전진단·품질관리 등 활용 가능
원자력연구원 저장처분성능검증부 김진섭 박사가 저선량 감마선원과 방사선 계측기를 이용해 완충재 블록의 밀도와 함수비를 측정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 제공
원자력연구원 저장처분성능검증부 김진섭 박사가 저선량 감마선원과 방사선 계측기를 이용해 완충재 블록의 밀도와 함수비를 측정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고준위폐기물 처분장의 핵심 소재인 벤토나이트 완충재 블록의 품질을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토목 엔지니어링 업체 에이치비씨에 이전했다. 이 기술은 대형 건축 구조물의 사고 예방 위한 안전진단이나 품질관리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에이치비씨 측은 이 기술을 국내 토목 구조물의 안전진단 등에 우선 활용할 계획이다.

원자력연구원 저장처분성능검증부 김진섭 박사는 "이번 기술은 기존 환경 및 정유·화학 분야에서 활용되던 감마선을 처분 및 건설 분야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고 8일 설명했다.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사용후핵연료를 지하 수백 미터 아래에 영구히 보관하는 시설인 고준위폐기물 처분장은 핵심 소재의 안전성이 장기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점토질 흙의 일종인 벤토나이트는 처분장의 핵심 소재로 사용후핵연료를 담은 처분 용기에 지하수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고, 방사성물질의 이동을 저지하는 완충재 역할을 한다. 향후 국내 처분장 건설을 대비해 양산 단계의 완충재 품질을 관리·점검할 기술이 필요하다.

기존 실험실 규모에서 사용하던 X-ray CT는 정밀도는 높지만 별도 시설이 필요하고 비싼 데다, 검사할 수 있는 블록 크기도 작아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벤토나이트 완충재 블록의 품질을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검사방법 개발을 위해 먼저 방사선을 이용하는 X-ray CT와 감마선 검사, 방사선을 이용하지 않는 탄성파, 초음파, 전기비저항 탐사 등 다양한 비파괴 검사방법을 비교했다. 그 결과, 감마선이 완충재의 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밀도와 수분 함유량의 변화를 가장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을 알아냈다. 이후 완충재 블록을 투과해 계측된 감마선량을 바탕으로 완충재 블록의 밀도와 수분 함유량을 도출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품질을 관리하는 데 성공했다.

감마선 검사장비는 단순하고 크기가 작아 상대적으로 이동이 자유롭고, 검사 비용도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초음파나 전기비저항 탐사처럼 검사 대상에 센서를 부착할 필요도 없어 사용도 쉽다.
향후 양산 단계의 완충재 블록 규모와 경제성을 고려할 때, 감마선 측정 기술이 가장 적합하다.

연구진은 현재 실험실 수준의 장비를 마련했지만, 내년에는 중대형 완충재 블록에 적용할 수 있는 자동화된 추가 장치들을 개발할 예정이다.


한편, 연구진은 암반이나 콘크리트 구조물 파손 시 발생하는 탄성파를 측정해 파손 정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잔여 수명을 예측하는 구조물 안전성 평가기술도 개발을 마쳤으며,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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