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오물 뒤범벅돼 끔찍한 악취"..버스서 대형견 30마리 키운 견주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0 06:33

수정 2023.11.10 06:33

개들이 사육됐던 버스 내부 / 동물권혁명 캣치독팀 제공
개들이 사육됐던 버스 내부 / 동물권혁명 캣치독팀 제공
[파이낸셜뉴스] 오물이 가득한 버스 안에서 대형견 30여마리를 키운 견주가 적발된 가운데 개들의 보호를 두고 동물보호단체와 지방자치단체가 갈등을 빚고 있다.

동물권혁명 캣치독팀은 지난 9일 직무 유기 혐의로 서산시청 축산과 동물보호팀 직원들을 서산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시청 직원들이 학대받거나 죽은 개를 발견하고도 격리 보호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달 중순께부터 서산시청에는 "누군가 지곡면 공터에 버스를 주차해놓고 안에서 개를 키우는데 몇 마리가 탈출해서 돌아다닌다"라는 인근 주민 민원이 쇄도했다.

현장으로 출동한 시청 직원들은 소방 당국과 공조해 일부를 생포하고, 견주 A씨에게도 '개를 제자리에 데려다 놓으라'고 시정명령 조처를 내렸다.

시청과 동물보호단체 조사 결과 버스 안에는 진돗개 등 중·대형견 30여마리가 방치돼 있었는데, 일부는 죽거나 물려서 상처를 입은 채 발견됐다.


동물 학대 정황을 발견한 시청 직원들은 버스 안에 들어가 구조를 시도했지만, A씨가 거부하자 지난달 18일 동물복지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서산 지곡면 버스 안에서 방치된 개들 / 동물권혁명 캣치독팀 제공
서산 지곡면 버스 안에서 방치된 개들 / 동물권혁명 캣치독팀 제공
A씨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버스를 방치하다 지난 6일께 버스 안에 있던 개를 모두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캣치독팀 관계자는 "개들이 사라진 버스 안에는 오물과 사료, 개털이 뒤범벅돼 온갖 악취가 진동했다"라며 "서산시 담당 직원들은 한 달여 전부터 동물 학대 정황을 인지하고도 제대로 된 격리 조처 없이 소극 행정으로 일관해 직무 유기를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시청은) 즉시 분리·치료되어야 할 개들이 도살됐는지, 버려졌는지 향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산시청 관계자는 "현행법상 A씨 사유재산인 버스 안에 강제로 들어갈 수는 없어 A씨에게 여러 차례 소유권 포기와 버스 안에 들어가 검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동의를 요청했었다"라며 "또 경찰에도 동물보호법 위반 사항을 정리해 수사 자료로 제공해 왔다"라고 반박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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