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HJ중공업, ‘탄소 포집·저장’ 8500TEU급 컨테이너선 개발

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3 18:33

수정 2023.11.13 18:33

화석연료 써도 IMO 규제 충족
탄소포집·저장 시장 年30% 성장
친환경 선박 전문사 도약 계기로
HJ중공업 김보언 상무(오른쪽)와 바르질라 얀 오스만(Jan Othman) 부사장이 공동개발 협약식을 가지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HJ중공업 제공
HJ중공업 김보언 상무(오른쪽)와 바르질라 얀 오스만(Jan Othman) 부사장이 공동개발 협약식을 가지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HJ중공업 제공
부산의 대표기업 HJ중공업(대표 유상철)은 선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저장한 뒤 하역할 수 있는 85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개발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로써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무평형수 선박, 메탄올 추진선, 수소선박 개발 등 탄소중립을 앞당길 수 있는 기술력을 축적해온 HJ중공업은 친환경선박 전문 건조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HJ중공업은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온실가스 배출 넷제로(Net-Zero)' 목표에 따라 강화되고 있는 해상 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 세계적인 선박용 엔진 메이커인 핀란드의 바르질라 회사와 공동개발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시장에서도 전 세계 화석연료 소요량을 감안할 때 현실적인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CCS(탄소 포집·저장) 기술 개발이 필요불가결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온실가스 감축을 넘어 탄소중립이 가능한 차세대 친환경선박 기술 개발에 뜻을 함께하고 6개월여간 공동연구에 몰두한 결과, 바르질라의 CCS시스템을 HJ중공업의 8500TEU급 컨테이너선에 적용함으로써 선박의 엔진이나 보일러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 액체상태로 저장 후 하역할 수 있는 새로운 선형 개발에 성공했다.

탄소포집·저장 분야 연구기관인 국제 CCS연구소는 각국의 탈탄소 정책 추진으로 글로벌 탄소포집·저장 시장은 매년 30% 이상 성장해 2050년 포집량이 76억t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HJ중공업 역시 CCS 시장 선점을 위해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HJ중공업이 이번에 개발한 8500TEU급 컨테이너선은 동급 메탄올 추진선에 메탄올이 아닌 기존 석유계 연료를 사용하더라도 IMO의 규제를 충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높은 효율의 이산화탄소 포집이 가능하다. LNG나 메탄올 연료 추진 선박에도 적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추가로 줄일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선박의 기존 화물적재량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CCS시스템을 선체에 최적화했고, CCS 운영에 필요한 연료 역시 에너지 절감 장비를 통해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배기가스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선내에서 액화 저장되며 하역 후 지하 폐유정에 저장하거나 이산화탄소를 필요로 하는 산업에 활용된다.


HJ중공업은 이번 8500TEU급 CCS 컨테이너선 선박 개발로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운항 경제성까지 확보한 만큼 다가올 탄소제로 시장과 글로벌 CCS 선박 선점을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전 세계적인 탄소제로 추세에 따라 확대되고 있는 친환경선박 수요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J중공업 관계자는 "IMO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탄소중립이 가능한 선박용 탄소포집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2050 탄소제로 목표에 발맞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친환경선박 시장을 선도할 기술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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