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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에 푹 빠진 태국… 문화·관광 교류로 더 가까워진다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3 18:33

수정 2023.11.13 20:03

콘진원, 양국 수교 65주년 맞아 동남아 세번째 비즈니스센터 오픈
나흘간 K-박람회도 함께 열려... 음악·드라마 외에 뷰티·패션까지
태국, 한류 이용다양성 세계 1위
韓 소프트파워 벤치마킹 추진도 "상대문화 존중해야 지속성장"
K콘텐츠에 푹 빠진 태국… 문화·관광 교류로 더 가까워진다
지난 9~12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23 태국 K-박람회'에 2만6658명의 현지인이 방문했다. 155개 국내 기업이 참가한 수출 상담회에서는 약 2500억원 규모의 상담이 이뤄졌다. 아래 사진은 한·태 아티스트 합동콘서트 무대에 오른 그룹 '샤이니'의 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지난 9~12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23 태국 K-박람회'에 2만6658명의 현지인이 방문했다. 155개 국내 기업이 참가한 수출 상담회에서는 약 2500억원 규모의 상담이 이뤄졌다. 아래 사진은 한·태 아티스트 합동콘서트 무대에 오른 그룹 '샤이니'의 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지난 9~12일(현지시간) 정부 합동으로 태국 방콕에서 '2023 태국 K-박람회'가 개최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현래 원장(가운데)이 태국 문화부 썸싹 퐁파닛 장관과 함께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지난 9~12일(현지시간) 정부 합동으로 태국 방콕에서 '2023 태국 K-박람회'가 개최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현래 원장(가운데)이 태국 문화부 썸싹 퐁파닛 장관과 함께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방콕(태국)=신진아 기자】 "블랙핑크 리사는 태국에서 한국으로 치면 손흥민급입니다. 특히 태국 서민 출신이라 현지에서 더 친밀감을 느끼고 동경하는 분위기입니다."(박웅진 태국비즈니스센터장)

한국과 태국이 수교 65주년을 맞아 상호 문화 교류와 협력을 확대한다. 그 중심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0일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이어 동남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문을 연 태국비즈니스센터가 있다. 센터 개소식은 지난 9~12일 한-태 수교 65주년과 상호 방문의 해를 맞아 정부 부처 합동으로 개최한 '2023 태국 K-박람회' 기간 중에 열렸다.

콘진원은 기존 미국 LA, 중국 베이징·선전, 일본 도쿄, 유럽 파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이어 올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영국 런던, 멕시코 멕시코시티, 인도 뉴델리에 신규 비즈니스센터를 개소하며 해외 거점을 13개국 15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태국은 동남아 한류 중심국"

조현래 원장은 센터 확대 배경으로 "한국의 콘텐츠 기업 다수가 연매출 10억 이하, 10인 이하 중소기업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해외지사를 운영하기 어려워 콘진원이 그 역할을 대신해줄 것을 요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웅진 태국비즈니스센터장은 "10만 중소 콘텐츠 기업의 해외지사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부연했다.

태국은 인도차이나 반도의 한류 소비 중심국이다. 인도네시아가 2억5000만 인구 대국이고, 베트남이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한국과 교역량 1위를 기록했다면, 태국은 전 세계에서 K-콘텐츠 이용다양성 수치가 가장 높은 나라다. K팝과 드라마, 영화, 예능뿐 아니라 한식, 뷰티, 패션 등 라이프스타일 제품에 대한 소비가 활발하다.

박웅진 센터장은 "태국은 한류 대중화 단계,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며 "K-콘텐츠 소비 비중도 33.9%로 아세안 국가 중 2위를 차지한다. 한류 콘텐츠 소비 경험이 연관상품 구매에 미치는 영향도 무려 73.2%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에 대한 문화영향력이 커 주변국 진출 전진기지로 매력적인 나라"라고 평했다.

한국과 시차가 2시간에 불과한데다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 덕분에 드라마나 예능의 인기 반응도는 거의 실시간에 가깝다. '더 글로리' '재벌집 막내아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국내 인기 드라마가 태국 넷플릭스 톱10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K-콘텐츠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K팝의 경우 블랙핑크 리사, 갓세븐 뱀뱀 등과 같이 태국인 멤버가 속해있는 K팝 그룹에 대한 인기가 폭발적이다. 최근에는 웹툰 시장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11일 한류 전시·체험관 부스에서 만난 카카오웹툰 태국법인 플랫폼성장팀의 문예림 팀장은 "굿즈 이벤트를 위해 현장에서 10만원을 결제하는 충성팬을 만나 인기를 실감했다"며 "기존 웹툰 팬뿐 아니라 한국문화에 관심 있거나 드라마 '사내맞선'과 '이태원 클라쓰'를 접한 방문객에게 웹툰 장르를 소개할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한류 위해선 상호 문화 존중 필요"

무엇보다 태국센터 개소는 지난 7월 출범한 태국 새 정부의 관광 및 콘텐츠산업 육성 전략과 맞물려 시너지가 예상된다. 태국 정부는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소프트파워전략위원회를 발족하고 K-콘텐츠 세계화 성공의 배경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을 주목, 태국콘텐츠진흥원을 설립하기로 했다. 최근 한국과 태국의 소프트파워 교류 확대에 따른 태국의 경제적 이익 규모는 약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이는 태국 GDP의 약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국 역시 K-콘텐츠 해외 판로 개척 중에 있다. 양국 간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위해 중요한 것은 상호 문화 존중일 것이다. 태국은 한류가 뜨거운 만큼 K팝 콘서트 티켓값이 무려 30~40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
'K팝 콘서트 먹튀' 사기 피해가 사회 문제화되기도 했으며, 지난해 드라마 '빅마우스' 내 태국 음식 똠양꿍 비하 대사는 현지 온라인서 논란이 됐다.

박웅진 센터장은 "태국과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려면 문화적이나 비즈니스적으로 상대국을 존중해주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현래 원장 역시 이번 3박 4일간의 일정을 통해 "해외진출이라는 목적지향적 관점보다는 양국 간의 교류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관계지향적 관점이 (한류 지속가능성을 위해)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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