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 석유메이저 엑손, 전기차배터리용 리튬 생산 올인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4 02:15

수정 2023.11.14 02:15

[파이낸셜뉴스]
미국 석유메이저 엑손모빌이 아칸소주에서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배터리용 리튬을 채굴해 미 최대 리튬배터리 업체로 부상한다는 계획을 13일(현지시간) 내놨다. 엑손은 2030년까지 전기차 연간 100만대 생산이 가능한 규모의 리튬을 채굴할 계획이다. AFP연합
미국 석유메이저 엑손모빌이 아칸소주에서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배터리용 리튬을 채굴해 미 최대 리튬배터리 업체로 부상한다는 계획을 13일(현지시간) 내놨다. 엑손은 2030년까지 전기차 연간 100만대 생산이 가능한 규모의 리튬을 채굴할 계획이다. AFP연합


미국 석유메이저 엑손모빌이 13일(이하 현지시간)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 생산 계획을 발표했다.

석유 이후 시대를 대비하는 전략 가운데 하나다.
세계 최초로 1970년대 리튬 배터리를 발명한 엑손이 50년 허송세월한 뒤 뒤늦게 리튬 배터리로 돌아가고 있다.

엑손은 아칸소주에서 리튬 채굴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미 최대 리튬 생산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 최대 리튬생산업체 된다


CNBC에 따르면 엑손은 올해 아칸소주 남부의 '스맥오버 구조대(Smackover Formation)' 약 485㎢를 사들였다. 이 지역은 리튬이 풍부하게 매장된 곳이다.

엑손은 이르면 2027년부터 배터리급 리튬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2030년에는 전기차를 연간 100만대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리튬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엑손은 성명에서 현재 전기차 업체, 배터리 제조업체 등 잠재 고객사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석유메이저 엑손은 기후위기 속에 화석연료 채굴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규모 리튬 채굴 계획을 내놨다.

영국계 석유메이저 셸과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석유 이후 시대 대안으로 풍력, 태양광 등 재생가능에너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엑손은 지금까지 주로 탄소포집, 수소, 바이오연료 등에 집중해왔다. 2027년까지 170억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이다.

여기에 이번에 리튬이 추가됐다.

엑손 저탄소솔루션 사업부문 사장 댄 암만은 미국 내에서 리튬을 생산하는 것이 에너지 전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튬이 미국의 전기차 전환 흐름에서 높은 성장성을 지닌 수십년짜리 장기 투자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리튬 부존국 미국


미국은 현재 리튬을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칠레에서 수입한다.

그렇지만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미국은 역설적이게도 세계 최대 리튬 매장국 가운데 하나다.

현재 미국에서 상용화된 리튬 채굴 시설은 네바다주의 리튬광산 단 한 곳이다.

2030년까지 리튬 수요 6배 폭증


미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는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모임인 리-브릿지(Li-Bridge)가 2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리튬 수요는 폭증할 전망이다.

2030년까지 지금의 6배로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판매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리튬 역시 수요가 폭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시장 리서치 업체 콕스오토모티브의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미 전기차 판매는 1년 전보다 50% 폭증했다.
그러나 여전히 미 전체 자동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1%에 불과하다.

한편 리튬 배터리를 발명한 곳은 엑손이다.


엑손 연구소 소속 과학자가 1970년대 리튬 배터리를 발명했지만 엑손은 석유가 더 돈이 된다고 판단해 이 기술을 사장시켰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