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코딩교육, 해양쓰레기 수거, 배식봉사...이재용 회장 앞서니 임직원들도 '일상 속 나눔'에 진심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4 14:30

수정 2023.11.14 14:3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경북 구미시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참관하고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경북 구미시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참관하고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봉사에 적극 참여하고 싶은데 얼굴이 알려진 탓에 쉽지 않네요. 익명으로 기부를 많이 하려고 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3월7일 구미전자공업고교 방문에 앞서 삼성전자 스마트시티(구미사업장)를 찾아 '나눔 키오스크'를 통한 기부, 불우이웃봉사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직원 9명과 간담회를 갖는 중 한 말이다. 이 회장은 "빼놓지 않고 기부를 챙기는 곳이 외국인 노동자 단체인데 외국인 노동자와 아이들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뉴삼성 시대 '미래 동행'을 강조하는 삼성이 일상 속 나눔 확산을 위해 팔을 걷었다.
지난 1일부터 2주간 관계사에서 '나눔위크'를 진행한 삼성은 14일 삼성전자 화성 부품연구동(DSR)에서 '2023 하반기 나눔의 날' 행사를 개최하며 2주간 캠페인을 결산하고,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나섰다.

뜨거웠던 삼성 나눔위크, 평시 모금액 2배·헌혈 임직원 8배 '껑충'
삼성전기 직원들이 지난달 31일 부산사업장에서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 직원들이 지난달 31일 부산사업장에서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기 제공
삼성 임직원들은 나눔위크 기간 동안 △각 사업장 인근 지역사회를 위한 대면봉사 △나눔키오스크를 이용한 일상 속 기부 △헌혈 캠페인 참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웃들과 온정을 나눴다. 삼성에 따르면 이번 나눔위크에 관계사 23곳에서 임직원 총 10만7000명이 동참했다.

삼성 임직원들은 매년 각 사 창립기념일을 전후해 사업장 인근 복지시설∙아동센터를 방문해 봉사하거나, 공원∙하천 등지에서 환경 개선 활동을 해왔다. 코로나19로 2020년부터 중단됐던 지역사회 대면봉사는 올해 재개됐다.

지난 2주간 삼성 임직원들의 일상 속 기부를 촉진시킨 '나눔키오스크'에 대한 관심도 급증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원증을 태깅해 한 번에 1000원의 소액을 기부할 수 있는 플랫폼인 나눔키오스크를 통해 평소 임직원들은 각 사업장별로 1명씩 나눔키오스크 화면에 소개된 아동들의 사연을 보고 태깅으로 기부해왔다.

나눔위크 기간에는 매일 1명씩 도움이 필요한 아동의 사연이 전 관계사 나눔키오스크에 동일하게 노출됐고 임직원들이 집중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 이 기간에는 사내 메신저 챗봇을 통한 '온라인 나눔키오스크'도 개설하며 기부의 편리성을 높였다. 그 결과 지난 2주간 삼성 관계사 임직원들이 나눔키오스크로 기부한 총액은 약 2억원으로, 평시 2주 평균 모금액(8600만원)의 2배를 넘는 금액이다.

삼성 임직원들은 동절기 혈액 부족난 해소에 기여하기 위해서도 발벗고 나섰다. 매년 동절기는 기온 하강으로 인한 외부 활동 감소와, 학생들의 방학이 겹쳐 헌혈이 급감해 혈액 부족 위기가 자주 발생한다. 1996년부터 매년 동절기 헌혈 캠페인을 진행해온 삼성은 올해 나눔위크 기간에 전국 44개 사업장에서 헌혈버스 69대를 운영해 임직원들의 헌혈 참여를 독려했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2주 평균 헌혈 참여 임직원 수의 8배에 달하는 4000여명이 헌혈에 참여했다. 또 삼성 임원들은 2022년 1월 특별격려금에서 일정액을 기부해 100억여원을 모금, 매년 4대씩 헌혈버스를 기증하고 있다. 삼성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헌혈버스 8대를 제작해 전달했으며, 총 40대를 기증할 예정이다.

전자는 '코딩 교육' 중공업은 '해양쓰레기 수거' 물산은 '반려견 장난감'
삼성중공업 임직원들이 지난 5일 경남 거제도 조선소 인근 해안에서 쓰레기 수거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 임직원들이 지난 5일 경남 거제도 조선소 인근 해안에서 쓰레기 수거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제공
이번 나눔위크 기간에는 삼성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꾸린 수 백개 봉사팀이 대면봉사와 사업장 인근 환경 개선에 참여했다. 임직원들은 봉사팀 외에도, 각자 소속된 팀과 파트 등 다양한 업무 조직 단위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소속 임직원들은 수 백명 단위로 참여한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 수거)을 비롯, 지역아동센터에서 아동들에게 소프트웨어(SW) 코딩을 교육하거나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봉사하는 등 다양한 지역 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임직원들은 지역 내 시각장애인협회를 방문해 시각장애인들의 건강걷기 도우미 활동에 참여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임직원들은 광주고려인마을을 찾아 모자이크 벽화를 그리는 환경 개선 활동을 벌였다.

삼성중공업 임직원들은 조선소가 있는 거제도에서 사내 잠수동호회 주도로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 임직원들은 잠수복을 입고 바다 속에서 알루미늄캔, 플라스틱 폐기물 등 환경을 오염시키는 쓰레기를 그물로 건져올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임직원들은 빈폴 등 주요 의류 브랜드용 샘플을 제작하고 남은 섬유 원단을 활용해 반려견 장난감을 직접 만들어 반려견이나 도우미견을 키우는 장애인들에게 기증했다.

'안나의 집' 배식 봉사 나선 JH...삼성 CEO들도 봉사에 '앞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등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지난 6일 경기 성남시 사회복지 기관 '안나의 집'에서 노숙자 대상 배식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등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지난 6일 경기 성남시 사회복지 기관 '안나의 집'에서 노숙자 대상 배식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 관계사 대표이사(CEO)들도 나눔위크 기간 중 임직원들과 봉사활동을 함께 했다.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11월 6일 경기 성남시 사회복지기관 '안나의 집'에서 노숙인 대상 배식과 식당 청소를 했다. '안나의 집'은 이탈리아인인 김하종 신부가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 운영 중이다. 김 신부는 2021년 만해대상 실천대상, 2019년 국민 추천을 거쳐 국민훈장 동백상을 받았으며, 이에 앞서 포니정혁신상(2018년), 올해의 이민자상(2015년), 호암상(2014년)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삼성전자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9일 경기 용인시에 있는 장애인표준사업장 '희망별숲'에서 임직원·장애인들과 함께 쿠키를 구웠다. 희망별숲은 발달장애인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며 자립의 기반을 만들어 가는 삼성전자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지난 3월 개소했다. 제과 제조 사업을 시작으로 발달장애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7일 충남 아산시 소재 복지관을 찾아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안내와 부축, 안과진료 등을 도왔다. 삼성생명 전영묵 대표이사 사장과 임직원들은 지난 2일 서울 은평구 둘레길에서 이팝나무, 산딸나무, 산철쭉을 포함한 조경수 4000여그루를 심는 식목 봉사에 참여했다.

"삼성 임직원들의 후원, 희망 되찾는 원동력 됐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왼쪽 두번째) 등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지난 9일 경기 용인시 장애인표준사업장 '희망별숲'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쿠키를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왼쪽 두번째) 등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지난 9일 경기 용인시 장애인표준사업장 '희망별숲'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쿠키를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번 나눔의 날 행사에는 삼성 임직원들과 나눔키오스크 기부금을 전달받은 아동의 가족,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 여성가족부 김현숙 장관, 대한적십자사 조남선 혈액관리본부장, 세이브더칠드런 정태영 사무총장, 굿네이버스 박정순 아동권리옹호 본부장, 삼성전자 CR담당 박승희 사장 등 약 130명이 참석했다.

이날 나눔키오스크 기부를 받은 김지영(가명·17세) 양의 보호자는 "임직원들의 도움은 지영이의 재활치료와 지영이 동생의 자립 준비에 큰 힘이 된다"며 "각각 4살, 2살 때 우리 양육시설에 맡겨진 지영이 자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양은 하체가 자라지 않는 희귀 유전질환인 연골무형성증을 앓고 있다.

전재원(가명·6세) 군의 아버지는 "아이의 병 때문에 심적으로, 경제적으로 고비가 많았지만 삼성 임직원들의 후원이 저희가 희망을 되찾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전 군은 한 살 무렵 식사 중 기도가 막혀 뇌병변 장애를 안게 됐다.

한편, 삼성은 나눔위크에 이어 오는 15일부터 연말까지 5주간 내년 기부할 CSR 프로그램을 미리 약정하는 '기부페어'를 시작할 예정이다.
임직원들은 기부페어 기간에 사내 인트라넷에서 내년에 기부하고 싶은 CSR 프로그램을 정하고 원하는 기부액을 설정할 수 있다.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