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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야구사랑’ 구광모… LG家 염원 풀었다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4 18:26

수정 2023.11.14 18:26

'야구에 진심' 구본무 선대회장 代 이은 사랑으로 경기장 찾아
파도타기 등 팬들과 호흡도 척척
선수단 회식 찾아 우승기쁨 나눠
계열사 기념할인으로 고객 보답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 주장 오지환 선수와 포옹을 하고 있다. 뉴스1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 주장 오지환 선수와 포옹을 하고 있다. 뉴스1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23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LG 트윈스의 축하 회식자리까지 동행하는 등 고 구본무 회장 못지않은 '야구 사랑'으로 주목받고 있다.

구 회장은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LG 가을야구 상징인 유광점퍼를 입고 참관해 파도타기를 함께 하는 등 젊은 총수다운 열정으로 시선을 끌었다. LG는 29년 만에 우승의 한을 풀며 고객들에게 감사 이벤트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지난 13일 저녁 서울 잠실의 한 식당에서 열린 선수단 축하연에 동참,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구 회장이 직접 식당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 드는 사진이 공유되며 '야구단에 진심이다'라는 평을 받고 있다.

LG 팬들에게 '광모 형'으로 불리는 구 회장은 누구보다 야구를 많이 사랑하는 오너로 알려져 있다. 다만 회장 취임 뒤 야구장을 찾은 건 이번 한국시리즈가 처음이었다.

구 회장은 1차전에서 유광점퍼를 입고 등장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박수를 치는 등 소탈한 응원을 펼쳤지만 4차전이 벌어진 수원KT위즈파크에서는 파도타기 응원 대열에 동참, 팬을 비롯한 선수단과 함께 호흡했다.

구 회장은 우승 확정 뒤 공식 인터뷰를 통해 "29년이라는 오랜 기다림 속에서도 변함없이 LG 트윈스를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매 순간 최고의 감동을 선사해 준 자랑스러운 선수단과 스태프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축하드린다"고 밝혔다. 마이크를 내려놓은 뒤에는 선수들에게 "그동안 고생 많았고, 뛰어난 성과를 냈으니 오늘 맘껏 즐기시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의 야구 사랑이 알려지며 재계 안팎에서는 LG 총수 일가의 대를 이은 야구 사랑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구본무 선대회장은 LG 트윈스의 초대 구단주를 맡아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구단에 자율경영을 접목해 '깨끗한 야구, 이기는 야구'를 표방했다. 이에 LG 트윈스는 창단 첫해인 1990년과 1994년 2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신바람 야구'로 큰 돌풍을 일으켰다.

구 선대회장은 매년 수차례 직접 경기장을 찾는 것은 물론 해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한 LG 스프링캠프를 찾아 선수단을 격려하기도 했다. 2군 선수들의 이름과 출신 학교를 모두 외울 정도였다.

특히 1998년 해외출장 당시 8000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구입해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지급하라"고 한 일화는 유명하다. 25년간 구단 금고에 보관돼 있던 롤렉스 시계 주인공은 주장 오지환에게 돌아가게 됐다. 오지환은 "그 시계는 선대회장님의 유품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구 회장님께 드리겠다. 롤렉스 시계를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전시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구본준 LX그룹 회장도 계열 분리 전 구 선대회장의 뒤를 이어 LG 트윈스 2대 구단주를 맡아 각별한 야구 사랑을 뽐냈다. 구본준 회장이 이끄는 LX그룹은 LG전자가 2012년 출범시킨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의 명맥을 이어 작년부터 'LX배 한국여자야구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한편 LG는 통합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LG전자와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할인행사를 준비 중이라 소비자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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