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시골에서 자라 부모 도움 없이 상경에 성공해, 서울에서 취업한 여성이 입사 첫날 자신의 명의로 만들어 놓은 부모의 다단계 통장을 발견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겸업금지'에 걸려 탈퇴 요구했더니.. 안된다는 엄마
회사에서는 규정상 겸업금지를 요구하고 있어, 여성은 부모에게 해지할 것을 요구했지만, 부모는 오히려 다단계 통장을 유지해 달라는 조건으로 회사 관련 서류를 인질잡고 있다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은 20대 여성 A씨가 지난 13일과 1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게시물을 올리면서 공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한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사교육 하나 배우지 않고 부모의 농사일을 도왔다고 한다. A씨는 하루의 대부분을 농사일 돕는데 썼지만, 선크림 하나 받지 못해 피부가 망가졌고, 불경기라는 이유로 초등학교 때 받은 속옷 하나를 중학교때까지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 탓에 A씨는 19세가 되던 때 자취를 시작했고, 대학교에 합격해 4년간 장학금을 받아 졸업했다. 이후 상경에 성공해 서울의 한 회사에도 취업했다.
그러나, A씨는 입사 첫날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모친이 자신의 이름으로 한 다단계 회사에 가입해 놓았던 것. 심지어 자신의 명의로 된 한 통장에는 달마다 소정의 금액이 입금되고 있었다.
A씨는 모친에게 회사에서 겸업이 금지되니 탈퇴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모친은 극구 거부했다고 밝혔다. 특히, 다단계를 유지해달라는 조건으로 회사에 제출할 서류를 인질 잡는 모습도 보였다고 했다.
"딸로 사랑받고 싶다" 글 올리자에.. 누리꾼 "지금도 대단하다" 위로
이에 A씨는 "(오늘) 입사 첫날인데 날도 춥고 퇴근길에 눈물만 난다. 전생에 나라 팔아먹은 것 아닌가 의심 든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아무 노력조차 하기 싫고 다 때려 치고 싶다. 억울하고 가슴 답답해서 눈물만 나온다. 나도 딸로 사랑받고, 보호 받고 싶었다"라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여태까지 해낸 것도 대단하다", "외롭게 견뎌왔지만, 이제 더 잘 될거다", "맘 아프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A씨는 이튿날 새로운 글을 통해 현재 자신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밝혔다. 어느 정도 목돈도 모아놓은 상황이며,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큰 걱정이 없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의 응원에 감사함을 전하며, "모두 하루하루 잘 살아내 보자"라고 말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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