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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라고는 안했어요"..제주 유명식당 女대표 살해청부범 항소심도 '무기징역'

임우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5 15:00

수정 2023.11.15 15:00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pixabay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pixabay

[파이낸셜뉴스] 제주 유명 식당 대표에 대한 청부 살인 사건을 계획하고 주도한 주범이 살인 청부 혐의에 대해 강력 부인했지만,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5일 광주고법 제주형사1부(부장판사 이재신)는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된 박모씨(55)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살해를 시도한 공범 김모씨(50)는 징역 35년, 김씨의 아내 이모씨(34)는 징역 5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박씨와 김씨는 1심과 동일한 형량을 선고받은 가운데, 이씨는 항소심에서 5년 감형됐다.

채무 관계 얽힌 50대 여성 청부살해

이날 재판부는 강도살인 혐의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고 원심을 파기한 뒤, 살인과 절도 등 혐의를 인정했다.

박씨는 채무 관계로 얽혀 있던 제주 내 유명 음식점 대표 50대 여성 A씨를 살해해달라며 김씨 부부에게 살인을 청부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박씨의 지시를 받아 지난해 12월 16일 오후 3시 2분에서 10분 사이 제주시 오라동 피해자 주거지에 잠입한 뒤, 귀가한 A씨를 둔기로 살해하고 고가의 가방과 현금 등 1800만원 상당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았다.

범행 직전 김씨의 아내 이씨는 차량으로 A씨를 미행하며 위치 정보 등을 남편에게 전달했다. 이후 범행이 마무리되자 김씨와 함께 도주했다.

김씨 부부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박씨는 범행 대가로 빚 2억3000만원을 갚아주고, 피해자 소유의 식당 지점 하나를 운영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김씨 부부에게 제안했다.

"피해자 강남 아파트 넘겨주겠다"며 범행 부추겨

박씨는 범행 직전 김씨 부부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이씨 신분증 사본을 받아 범행이 마무리되면 피해자 소유인 서울 강남구 아파트 명의를 즉시 이전해주고, 빚을 대신 갚아주겠다며 부추긴 것으로 검찰은 밝혔다. 또, 범행에 필요한 자금을 대주며 "오랜 시간 병원에 있으면 좋다", "못 일어나면 못 일어날수록 좋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상해를 요청한 적은 있으나, 살인을 지시하거나 공모한 적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해왔다. 김씨는 혐의를 인정했으나, 피해자와 몸싸움 과정에서 살인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남편이 살인까지 할 줄은 몰랐다고 주장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유죄로 인정되는 부분의 법적 평가에 있어서 원심 판결과 일부 결론을 달리했다.
양형은 범행 내용과 경위, 피해 결과의 중대성, 범행에서 역할 가담 정도 등을 고려했다"라고 밝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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