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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달달하네~" 日 5대 은행 사상 최대 이익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5 14:50

수정 2023.11.15 14:50

해외 대출금리 상승으로 마진 극대화
일본 내에서도 '금리 있는 세상' 기대감 커져
일본 엔화 지폐 ⓒ 로이터=뉴스1 /사진=뉴스1
일본 엔화 지폐 ⓒ 로이터=뉴스1 /사진=뉴스1

【도쿄=김경민 특파원】 전 세계적인 금리 상승기에 일본의 5대 메가뱅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미쓰이스미토모, 미즈호, 리소나, 미쓰이스미토모트러스트 등 5대 은행의 4~9월기 연결 순이익 합계는 전년동기대비 56% 증가한 1조9960억엔(약 17조2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5대 은행은 물론이며 2005년 3대 메가뱅크 체제 구축 이후로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일본 은행들은 2024년 3월기의 연결 순이익도 합계 3조엔 정도로 사상 최고를 경신할 전망이다.

일본은행(BOJ)의 계속된 초저금리 정책으로 일본 시중은행들은 지난 수년간 수익이 침체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해외에서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이 같은 호실적을 낸 것이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의 금리 인상으로 미쓰비시UFJ의 해외 대출 금리는 1년 새 0.33%포인트(p) 확대됐다.

5대 은행의 총자산은 대규모 금융완화가 시작되기 전인 2013년 3월기부터 10년간 60% 늘어 1000조엔을 넘어섰다. 이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2배 가까이 되는 규모다. 자산이 커지면 적은 금리 상승으로도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골드만삭스증권에 따르면 일본의 10년물과 5년물 국채 이율이 각각 0.6%, 0.1% 오르면 일본 메가뱅크는 평균 19% 초과의 순이익 상승 효과를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직은 미미하지만 일본 내에서도 대출 금리는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지에서는 올해 일본 메가뱅크의 평균 대기업 대출 금리는 약 0.56%로 지난 2016년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점을 유의미하게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BOJ가 조만간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중은행들은 단기 금리 상승에 따라 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금리가 있는 세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중국 경제 둔화, 미국의 고금리 부담 등은 언제든지 세계 경제를 급격하게 냉각시킬 수 있는 우려로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또 일본의 금리 상승으로 미일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 일본은 지금과 같은 엔저 효과를 더 이상 누릴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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