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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할아버지가 받았던 대영제국훈장, 46년 만에 대를 이어 수훈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5 14:49

수정 2023.11.15 14:49

찰스 3세 즉위 후 첫 한국인 수훈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 대사관에서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 대사관에서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파이낸셜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수여하는 대영제국훈장을 받았다. 과거 엘리자베스 2세 재임 당시 10여명의 한국인이 훈장을 수훈한 바 있으나, 찰스 3세 국왕 즉위(지난해 9월)이후로는 정 회장이 처음이다. 특히, 1977년 조부 정주영 선대회장이 대영제국훈장을 받은 지 46년만에 손자가 대를 이어 같은 훈장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 대사관에서 정의선 회장이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을 수훈했다고 밝혔다.
영국은 영국 사회에 기여를 했거나 정치, 경제, 문화예술, 기술과학,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룬 인물에게 대영제국훈장을 서훈해 왔다.

정의선 회장은 친환경 저탄소 자동차 보급 확대, 영국을 대표하는 테이트 미술관 장기 후원 등 문화예술 증진 등의 공로로 수훈자로 결정됐다. 정 회장은 훈장 수훈식에서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미래 신사업, 문화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 영국, 양국 간 관계 강화에 더욱 기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은 언제나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가능하게 하고, 한계를 뛰어넘어 기대 이상의 결과를 이루기 위해 도전해 왔다"며 "뜻을 같이 하는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정주영 선대회장(오른쪽)이 지난 1977년 주한 영국 대사관에서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을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 정주영 선대회장(오른쪽)이 지난 1977년 주한 영국 대사관에서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을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특히, 영국 왕실과 현대차그룹은 대를 이은 서훈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정주영 선대회장은 지난 1970년대 초, 영국 엔지니어링 및 조선사와 기술 제휴를 맺고,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에서 차관을 빌려와, 울산에 조선소를 건설해 세계적인 조선사로 성장시켰다. 이에 영국 정부는 양국 교역에 기여한 공로로 1977년 정 선대회장에게 대영제국훈장을 수여했다.

현대차가 영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미국 시장(1985년)보다 한 발 앞선 지난 1982년, 포니를 수출하면서 부터다. 영국은 독일, 프랑스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유럽 3대 자동차 시장 중 한 곳이다.
영국 유력 자동차 전문매체인 '톱 기어'와 '오토카' 등이 현대차와 기아를 '올해의 자동차 회사', '최고의 자동차 회사' 등으로 선정, 영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들어 10월까지 현대차와 기아 양사 합산, 영국시장 판매대수는 17만3000대(전년동기비 8.7% 증가)로, 시장점유율은 9.2%다.
이 가운데 전기차는 같은 기간 2만8000대를 팔아, 테슬라,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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