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자생력에 답이 있다]연말 위스키 열풍 속, 척추 건강 되돌아볼 때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8 09:00

수정 2023.11.18 09:00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혼술 문화 지속되고 있어
알코올 함량 높은 고도주, 칼슘 배출, 단백질 소모
음주횟수와 과음을 경계해야, 물 자주 마셔줘야
[파이낸셜뉴스] # 지난달 일본으로 휴가를 다녀온 김 씨(52). 그가 면세점에서 가장 먼저 챙긴 것은 바로 위스키였다. 김 씨가 위스키의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에는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회식이 제한됐던 영향이 컸다. 찬장에 고이 모셔둔 위스키를 조금씩 꺼내 마시던 김 씨는 이제 휴가나 출장 시 위스키를 사두는 ‘위스키 홀릭’이 됐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그의 ‘혼술’ 생활을 막아 세웠다. 최근 받은 건강검진에서 음주를 줄이고 근육량을 늘려야 한다는 소견을 듣게 된 것. 그렇지 않아도 고질적으로 아프던 허리가 쿡쿡 쑤시기 시작해 점차 심해지던 차였다. 증상이 더 나빠질까 우려된 김 씨는 위스키 사랑을 과감히 접고 허리 통증을 없애기 위한 치료에 적극 나서기로 한다.
[자생력에 답이 있다]연말 위스키 열풍 속, 척추 건강 되돌아볼 때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위스키 열풍은 혼자 즐기는 ‘혼술’ 문화가 대중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위스키에 각종 음료를 섞어 마시는 칵테일인 ‘하이볼’이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특정 위스키의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는 중이다. 실제로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위스키의 해외 수요가 증가했지만 공급량이 부족한 탓에 일부 고급 위스키 가격이 5년 새 40% 가까이 급등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위스키 열풍이 애주가들의 척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위스키는 대부분 순수 알코올 함량이 높은 고도주에 속한다. 이처럼 알코올 도수가 높은 위스키를 자주 마시면 체내 칼슘 배출이 촉진돼 골밀도가 낮아질 위험도 커진다. 또한 체내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단백질이 소모되는데 이 과정에서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에 전달될 단백질까지 사용하게 된다. 이는 척추를 지탱하는 힘을 약하게 만들고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디스크(추간판)에 가해지는 부담을 높여 ‘허리디스크’의 발생 위험을 키운다.

특히 허리디스크로 연간 200만명이 넘는 환자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사실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허리디스크 환자는 209만8183명에 달했다. 음주가 그 자체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인지하고 ‘위스키 한 잔만 마시자’라는 안일한 태도를 경계해야 할 때다.

평소 음주 후 허리 통증을 종종 느껴본 경험이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허리디스크를 비롯한 척추질환 치료를 위해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비뚤어진 척추의 배열을 바르게 교정한다. 이어 침 치료는 척추 주변 조직의 긴장을 풀어주고 순수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은 염증을 제거해 통증을 완화시킨다. 여기에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손상된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고 치료 효과를 촉진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에 대한 한방통합치료의 효과는 객관적인 연구논문으로도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건강관리(Healthcar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허리디스크 환자 152명의 허리 통증 숫자평가척도(NRS)는 입원 전 5.4(중등도 통증)에서 퇴원 후 2.68(경도 통증)까지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 기능장애지수(ODI) 또한 중증 이상의 장애 정도를 의미하는 46.39에서 경증 수준인 28.93으로 개선됐다. NRS와 ODI는 값이 클수록 통증 및 장애의 정도가 심함을 뜻한다.

무엇보다 건강을 위해선 음주 횟수를 관리하고 과음을 경계해야 한다. 음주 중에는 알코올의 체내 흡수를 낮추기 위해 수시로 물을 마시는 것이 효과적이다. 해장에는 콩나물국과 황태국을 추천한다. 콩나물에 든 아스파라긴산은 숙취를 유발하는 알코올 속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며, 황태에는 간을 보호해주는 메티오닌, 리신 등 아미노산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음주 후에는 알코올 의존성을 낮추고 간이 쉴 수 있도록 적어도 3일 이상 휴주기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아도 술자리가 잦은 연말이 돌아왔다.
혼자서든 모임에서든 음주는 건강 관리를 방해하는 만병의 근원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자주 술을 찾고 과음하는 습관을 삼가고 슬기롭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 되길 바란다.

대전자생한방병원 김창연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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