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동료들 따돌림 못견디겠어"..40대 가장, 공원서 숨진 채 발견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7 07:20

수정 2023.11.17 07:20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던 40대 가장이 극단적 선택으로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 측은 남성의 직장 동료를 모욕죄로 경찰에 고소했다.

유족 "승진 대상에 먼저 포함되자 직장내 따돌림"

지난 16일 경찰에 따르면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제조업체 근로자 A씨가 지난 10월 28일 여수시 2청사 인근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 측은 A씨의 극단적 선택이 직장 내 괴롭힘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직장동료 B씨를 모욕죄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A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2015년 12월부터 제조업체인 C사에 파견돼 근무하다 1년 전부터 직장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

A씨가 직장동료들 사이에서 근무평가와 자격증 보유 등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 대상에 먼저 포함된 것을 두고 시기와 질투를 했다는 게 유족 측의 주장이다.
따돌림은 지난 9월부터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유족 측은 녹취록과 동료 진술 등의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내와 두 자녀를 둔 A씨는 평소 힘들다는 말을 수차례 토로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달 병원에서 고혈압과 급성스트레스 진단을 받고 약도 처방받았다.

회사도 가해자와 분리조치 안해

유족 측은 회사 조치도 적절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호소했다. 회사가 A씨의 상황을 인지했지만 몇 차례 상담만 이뤄지고 가해자들과 분리 조치 등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A씨가 정식으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신고한 건 아니었다"라며 "회사 측 입장에서도 A씨가 사망한 뒤에야 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족들이 면담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사고라고 주장해 외부 노무사를 선임했다"라며 "직원들을 상대로 객관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유족 측은 여수노동청과 국민권익위원회 등에도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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