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한은 올해 마지막 회의서 '동결' 무게.. "高물가에 내년 2·4분기 인하논의"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9 15:43

수정 2023.11.19 15:43

11월 30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高물가에도.. 低성장·금융안정 리스크 고려해
현 3.50%로 7회 연속 동결 전망 우세
美 금리동결 신호에도 '긴축 상당기간 유지'
전문가들 "빨라도 내년 4~5월 금리인하 시작"
내년 성장률 2.2% 유지 가능성
물가상승률은 2.5~2.6%로 상향조정 전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월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월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30일 예정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동결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물가상승률이 한은 전망경로를 웃돌았지만 미국의 금리동결 신호, 국내경제 저성장과 금융안정 리스크를 고려할 때 7회 연속 동결로 올해 금리결정을 마무리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전기요금·대중교통비 등 누적된 공공요금 인상압력과 국제유가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금리인하 시기는 내년 2·4분기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 금통위, 7회 연속 금리동결(3.50%) 전망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30일 회의에서 올해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만장일치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최우선 목표인 물가안정만 보면 금리인상도 선택지에 있지만 주요국 통화정책, 저성장을 고려할 때 운신의 폭이 넓지 않아서다. 동결 시 지난 2월부터 4·5·7·8·10·11월까지 7회 연속 동결로, 미국(5.25~5.50%)과의 금리차는 2%p가 유지된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3.8% 올라 한은 물가안정 목표(2%)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 7월 2.3%로 둔화됐다가 8월(3.4%), 9월(3.7%), 10월(3.8%) 등 3개월 연속 3%대로 오름폭을 키웠다. 연말 물가상승률이 3%로 둔화될 것이라고 봤던 한은에서도 지난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해당 표현을 삭제하고 물가상승률 전망 상향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경기부진과 차주 상환능력 저하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를 고려할 때 금리인상은 부담이다. 지난 10월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플러스(+) 전환하고 경상수지도 4·4분기까지 흑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한은 기준 1.4%에 그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리에도 불구하고 지난달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1087조원에 달해 기준금리가 높아질 경우 차주 상환능력 저하에 따른 연체율 상승 등 금융안정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유가가 내렸고 11월에는 물가상승률이 3.6%로 10월(3.8%)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인상 기대도 없어지는 상황이라 금통위가 만장일치로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실물경기, 특히 소비가 여전히 좋지 않다"라며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도 미시정책의 효과를 지켜보자고 했기 때문에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0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2%로 둔화하며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힌 것도 지난 금통위와 여건이 달라진 지점이다. 채현기 흥국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시장에 안도감을 줄 정도로 둔화된 것 같다"며 "금통위의 추가인상 소수의견이 나오기에는 환경이 바뀐 것"이라고 짚었다.

■금리인하 시기 빨라도 내년 4월 이후, 한은 물가상승률 전망 높여잡을 듯

2일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7.3% 올라 전월(3.7%)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그래픽=연합뉴스
2일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7.3% 올라 전월(3.7%)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그래픽=연합뉴스
이런 상황에 지난 10월 19일 금통위보다는 '매파적 발언'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가 8개월간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는데 미국 통화정책, 유가 내림세를 고려해 금리인상 레퍼토리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회의에서 금통위원 한명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금통위의 매파적 스탠스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인하가 내년 2·4분기 이후에야 시작될 수 있다며 '고금리 장기화' 기조 자체는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이 한은 목표보다 높기 때문에 금리인하에 대한 섣부른 기대는 차단하려 할 것"이라며 "기대인플레이션율(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을 잡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긴축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화영 연구원도 "전기요금, 교통비 등 공공부문 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해서 1·4분기중 조기 금리인하는 어려울 수 있다. 하반기가 되면 금리인하 기대가 커질 것"이라고 봤다.

연준보다 앞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지와 관련해서는 국내경기와 부동산 가격이 변수로 지목됐다.

이상헌 연구원은 "시장에서 미국이 6~7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한은이 부동산 가격 하향세를 확인한다면 연준에 앞서 내년 5월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채현기 연구원은 "한은이 빠르면 2·4분기, 늦으면 3·4분기 금리인하로 전환할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인하에 대한 시그널을 주지 않은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 금리인하를 하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한국은행 경제 전망도 30일 발표...물가상승률 상향 조정될 듯


오는 30일에는 한은 경제전망도 발표된다. 지난 8월 한은에서는 올해 GDP 성장률을 1.4%. 내년 성장률은 2.2%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해 연간 3.5%, 내년 연간 2.4%로 전망한 바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미세조정 혹은 유지하고,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은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용구 연구원은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을 3.5%(8월 전망치)에서 3.7%로, 내년 2.4%에서 2.5~2.6%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4~5월까지 3%대의 물가상승률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는 "반도체 경기 회복을 고려해 내년 경제성장률은 2.2%로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상승률은 농산물 가격 등이 불안하기 때문에 2.4%에서 소폭 상향조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2.3%에서 2.2%로, 물가상승률을 2.5%에서 2.6%로 각각 조정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2.2%로 유지하고, 물가성장률은 2.3%에서 2.4%로 높여 잡았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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