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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하는 양종희號, 계열사 수장 인사 열쇳말은 '안정'

이승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9 16:20

수정 2023.11.19 17:31

양종희 KB금융 회장 내정자 선임안 주총 통과
앞에 놓인 첫 번째 과제는 '계열사 CEO 인사'
호실적, 젊은 행장 등 이유로 이재근 연임 유력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 둔 인사 예상되지만
라임·옵티머스 펀드 맞닥뜨린 KB증권 불분명
양종희 KB금융 차기 회장/ 사진=뉴스1
양종희 KB금융 차기 회장/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연임할 수 있을까.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이끄는 KB호가 '출항 9부 능선'을 넘은 가운데 그룹 안팎의 관심사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다. 업계는 이 행장의 임기가 짧았다는 점과 비교적 안정된 실적을 이유로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1일 임기를 시작하는 양 내정자의 첫 과제는 연말 인사다.

KB금융의 11곳 계열사 중 9곳을 맡은 대표 10명의 임기는 올해까지다. 통상 KB금융이 12월 중순 계열사 CEO 인사를 단행해온 만큼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황수남 KB캐피탈 대표 △서남종 KB부동산신탁 대표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KB금융은 계열사 CEO에게 2년의 기본 임기를 보장하고 연임 시 추가 임기를 1년씩 부여한다.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이재근 행장은 지난 2022년 1월 임기를 시작했다. 이 행장이 부임 후 국민은행 실적은 안정세를 보였다. 올 3·4분기에도 순이익 2조8554억원을 기록했는데 국내 은행 가운데 최고치다.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나가며 은행권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순이자마진(NIM)도 개선했다.

이에 은행 안팎에서는 이 행장의 연임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 회장과 동시에 행장까지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행장은 지낸 임기도 짧다"고 말했다. 양 내정자는 은행장 경험이 없는 비은행장 출신 첫 지주 회장이다.

이 행장은 1966년 태어나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행장 가운데 젊은 축이다. 이에 통상 지주 회장 교체 시 대규모 세대교체가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양 내정자가 '쇄신·혁신'보다는 '안정'을 도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 행장 외에 연말 임기 종료를 앞둔 다른 CEO도 경험이 '장기 집권'한 이가 몇 없다. 대부분 임기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단,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거취가 다소 불투명하다. 지난 2018년 12월 선임돼 각각 자산관리(WM)과 IB 분야를 나눠 맡고 있는 장수 CEO다.
실적은 선방했지만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 관련 금융당국 징계 판단이 걸림돌이다.

한편 지난 17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양 내정자 선임안이 97%가 넘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됐다.
그의 첫 공식 일정은 오는 20일로 예정된 금융당국과의 '상생 금융 면담'이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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