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위기를 기회로" 1년새 투자 8兆 늘린 K배터리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9 18:20

수정 2023.11.19 18:20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투지 지속
배터리 3사 누적투자금 16조 넘어
LFP 배터리 진출 등 내실 다지기
"위기를 기회로" 1년새 투자 8兆 늘린 K배터리
최근 경기침체와 각국의 보조금 축소 정책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된 가운데도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의 올해 누적 투자금이 지난해의 2배인 16조원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배터리 해외 공장을 중심으로 일부 속도 조절 움직임이 있지만 전기차에 대한 중장기 관점은 변하지 않은 만큼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배터리 3사의 국내외 누적 투자금은 16조74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조1592억원 대비 105.3% 늘었다.

이 기간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7조6454억원)이다. SK온이 6조6625억원, 삼성SDI 2조4397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SK온이다.
1년 사이 SK온투자금은 184%, LG에너지솔루션은 84.9%, 삼성SDI 45.4% 늘었다. 투자금은 대부분 국내외 공장 설비 반입 및 라인 증설에 쓰였다.

배터리 3사가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일시적이라고 분석되기 때문이다. 대형 배터리사 관계자는 "고금리, 가격 등으로 전기차 시장 상황이 예전보다 어려워진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전기차에 대한) 장기 관점은 변하지 않은 만큼 투자 예정 부분은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대비 올해 전기차 성장률이 기존 예측 대비 5.8%p 하락한 30.6%일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들은 투자 지속과 더불어 신제품 출시 등으로 현재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중국이 집중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진출이다. LFP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3사가 주로 만드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아 전기차 주행거리가 짧지만 가격이 저렴하다는 강점이 있다.

이와 관련해 배터리 3사는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열린 올해 3·4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LFP 배터리를 언급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배터리 진출 첫 공식 인정과 함께 '2026년 양산' 계획도 밝혔다. 다만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이달 초 열린 '제3회 배터리산업의 날'에서 "(LFP 배터리 양산을) "가능한 빨리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그 시기는 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SK온은 LFP 배터리 셀 개발을 완료해 공급을 논의하는 회사가 있다는 구체적인 현황을 제시했다.
현재는 1조5000억원을 투자, 충남 서산에 2025년을 목표로 연산 최대 14기가와트시(GWh)인 배터리 3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SDI도 LFP 소재 개발 시기를 2026년으로 제시하고 생산 설비 구축 검토를 하고 있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업황 둔화 우려에도 국내 배터리 3사의 수주 소식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금리 인하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 배터리 생산라인을 갖춘 회사들이 대응에 유리한 만큼 계획된 투자는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