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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협력 R&D로 부족기술 확보… 내년 1조 이상 예산 투입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0 14:32

수정 2023.11.20 14:32

과기정통부, 2024년도 글로벌 R&D 추진방향 발표
5개 글로벌 대형 공동연구 프로젝트에 542억 투입
전문가들 지금이 국제협력 R&D 최적

2024년 글로벌 R&D 예산안
2024년 글로벌 R&D 예산안
2023년 약 5000억원
2024년 약 1조800억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파이낸셜뉴스] #.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면서 우리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지금까지 이런 적은 없었다. 지금이야말로 제대로 된 국제협력 연구개발(R&D)을 할 수 있다. (한국반도 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박재근 회장)
기술패권 경쟁으로 세계 각국의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의 국제적 분위기라면 글로벌 협력 연구개발(R&D)을 추진하는데 최적기라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이에 발맞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2024년도 글로벌 R&D 추진방향을 설정하고 약 1조800억원의 예산안을 마련했다.
전략기술 분야 주요 글로벌 공동연구 프로젝트
전략기술 분야 주요 글로벌 공동연구 프로젝트
프로젝트 국가 지원분야 예산안
보스톤-코리아 프로젝트 미국 첨단 디지털 바이오 150억원
원전기술 국제 협력 개발 미국, 유럽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101억원
Top-tier 연구기관 협력 플랫폼 구축 선진국(18개국) 전략기술, 글로벌 문제 해결, 기초기술 100억원
양자기술 국제 협력 강화 선진국(13개국) 양자과학기술 78억원
정보통신방송기술 국제 공동연구 미국 등 14개국 ICT 전 분야 113억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내년 5개 프로젝트 가동
과기정통부는 20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열린 '해외우수연구기관 국제공동연구 심포지엄'서 2024년도 글로벌 R&D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과기정통부 구혁채 기획조정실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과 EU 등 주요국 대비 글로벌 R&D 예산 비중이 전체 R&D 예산대비 2%에 미치지 못했다"며 "전략 기술 분야에 있어서 집중적이고 강력한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R&D 추진방향의 주요 내용은 전략기술분야 최고 수준의 연구 집중 지원, 젊은 연구자의 글로벌 육성·진출 확대, 글로벌 R&D의 전략화와 체계화, 글로벌 R&D에 대한 제도적 지원 강화 등이다.

먼저 내년에 542억원을 투입해 5개 글로벌 대형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가동, 국가 전략기술 역량을 향상키로 했다. 미국과 함께하는 보스턴-코리아 프로젝트에는 150억원을 투입한다. 첨단 디지털 바이오 분야의 기초원천 기술은 물론 신약개발과 첨단 의료기기 개발 등 바이오경제 생태계를 구축해 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또 반도체와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분야 원천기술 국제협력개발에 101억원을 투입해 미국과 EU를 파트너로 R&D를 함께 한다. 이외에도 세계 일류 연구기관 협력 플랫폼 구축에 100억원, 양자기술 국제 협력 강화에 78억원, 정보통신방송기술 국제 공동연구에 113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서로 펀딩해 결과물 공유
국내 석학들은 이차전지와 반도체, 바이오 등에서 국내 위상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국제협력 연구를 일방적인 예산 투입이 아닌 상호 펀딩을 통해 연구하고, 여기에서 나온 결과물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먼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조병관 연구처장은 한국의 합성생물학 분야의 역량은 선진국들과 거의 동등하다고 자평했다. 조 연구처장은 "미국이나 영국은 우리에게 얻을 게 없다면 절대 협력을 안한다"며 "우리를 대등한 동반자로 생각하고 협력연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차전지 분야는 우리나라가 응용과 생산기술 쪽에서 세계 선두권에 있다. 때문에 미국과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우리나라와 함께 연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저장연구센터장은 "국제협력이라는게 항상 주고 받는 것이 있어야 하고 서로 협력해야 할 부분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강한 생산·응용 기술은 최대한 안 빠져 나가게 하면서 취약한 원천 기술 역량을 끌어 올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분야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반도체 칩을 만드는 학문과 기술이 뛰어난 반면 소프트웨어는 미국이 앞서 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때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서 반도체 국제 협력을 제안받았다. 미국은 반도체지원법 'NSTC'을 통해 이 예산의 20%를 국제 협력 연구에 배정해 놓은 상태다.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박재근 회장은 "지금은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성하면서 우리한테 손을 내미는 것"이라며 "우리가 AI 반도체 소프트웨어 쪽에서 배울게 많아 이번 국제 협력은 기회"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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