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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지뢰금지운동(ICBL) “北, 대인지뢰협약 가입해야”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0 16:57

수정 2023.11.20 16:57

北 대인지뢰금지협약(APMBC)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
[파이낸셜뉴스]
2022년 8웧 4일 경기도 파주시 육군 1사단 수색대대에서 열린 리멤버 804(Remember 804) 결의대회에서 하재헌 예비역 중사(가운데)가 국민의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8월 4일 북한군이 DMZ 수색로 통문 인근에 매설한 목함지뢰가 터지며 하재헌 예비역 중사가 두 다리를 잃었고, 하 중사를 구하러 간 김정원 중사도 또 다른 지뢰가 폭발하며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사진=연합뉴스
2022년 8웧 4일 경기도 파주시 육군 1사단 수색대대에서 열린 리멤버 804(Remember 804) 결의대회에서 하재헌 예비역 중사(가운데)가 국민의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8월 4일 북한군이 DMZ 수색로 통문 인근에 매설한 목함지뢰가 터지며 하재헌 예비역 중사가 두 다리를 잃었고, 하 중사를 구하러 간 김정원 중사도 또 다른 지뢰가 폭발하며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적으로 지뢰제거 운동을 펼치고 있는 국제지뢰금지운동(ICBL)은 북한이 지뢰를 여전히 생산하고 있지만 대인지뢰금지협약(APMBC)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20일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민간기구인 ICBL에 따르면, 최근(11월 14일) 발간한 ‘2023 지뢰 보고서’(Landmine Monitor 2023)에서 “대인지뢰는 분쟁 중이거나 분쟁이 발생한 후에도 사람을 죽이고 상처를 입히는 폭발 장치”라며 “(북한을 포함한) 6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생태계를 파괴하고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오타와 협약’으로 불리는 대인지뢰금지협약(APMBC)은 대인지뢰의 사용 뿐만 아니라, 비축, 생산, 이전을 금지하고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도록 하는 국제협약이다.

지난 1997년 캐나다 오타와에서 체결됐으며, 현재(2023년 11월 1일 기준) 164개국이 가입돼 있다.

보고서는 또 “지역 사회가 이러한 무기의 재앙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북한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대인지뢰금지협약에 가입하고 조약을 완전히 존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례보고서의 편집장인 마크 히즈내이(Mark Hiznay) 휴먼라이츠워치(HRW) 군축 담당 부국장은 유엔군축연구소(UNDIR)가 개최한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중국 등 모두 12개국이 여전히 대인지뢰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히즈내이 부국장은 "대인지뢰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국가는 (북한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12개국이다. 이중 활발하게 지뢰를 생산하고 있는 국가는 5개국"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북한과 국경이 있는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약 100만 개 이상의 지뢰가 매설돼 있으며, 이 가운데 북한 측 비무장지대 일대에는 약 80만 발의 지뢰가 매설된 것으로 추정되며 남한 측엔 20만 발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엔 DMZ에서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군인 2명이 다치는 등 사상자 3명이 보고됐다.

다만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외 한국 등 33개국이 대인지뢰금지협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이 APMBC에 가입하지 않은 것은 남북 간 DMZ 내 지뢰 매설 비율 8대 2에 비춰 보듯이 북한의 기습 도발에 대한 방어 차원에서의 최소 사용 필연성 때문으로 해석된다.

휴전선을 기점으로 남쪽으로 수도 서울은 최단거리 23㎞ 정도다. 휴전선에서 북쪽으로 북한 수도 평양까지 150㎞ 정도다.
주요 핵심시설과 인력이 밀집해 있고 양측의 수뇌부가 위치한 군사적 전략적 타깃인 종심의 길이에서 6.5대 1 정도로 남한이 짧아 불리하단 얘기다.

전문가들은 휴전선을 기점으로 평양은 서울보다 후방 깊숙한 곳에 위치한다는 것을 간과한 채로는 한반도에서 군사 전략을 논할 수 없음을 잊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한편 노르웨이 지뢰 감시기구인 ‘노르웨이 피플스 메이드(NPA)와 지뢰 제거 비영리단체 ‘헤일로 트러스트(HALO Trust) 등도 14일 공개한 ‘2023 지뢰제거’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모든 대인지뢰의 사용을 중단하고 매설된 지뢰를 신속히 제거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 목함지뢰. 사진=합참 제공
북한 목함지뢰. 사진=합참 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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