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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기차 보조금·재고 확보로 아시아·유럽 완성차 수출 호황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0 18:29

수정 2023.11.20 18:29

中 71%·韓 36.4%·日 17.5% ↑
중국 총 214만대 수출 세계 1위
내년 경기둔화로 출하 감소 전망
한중일과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에서 최근 해외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보조금을 노린 전기차 수출이 늘어나고 코로나19 시기에 비었던 재고를 채우려는 주문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호황은 내년에는 꺾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이하 현지시간) 업계 자료를 인용해 세계적인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수출은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2021년 월평균 수출액 보다 71%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은 36.4%, 일본은 17.5%, 태국은 13% 증가했다.
10월 수출 대수를 기준으로도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는 중국이다.

20일 중국신문망은 중국 자동차공업협회를 인용해 지난 10월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48만8000대로 전월대비 9.8%, 전년 동월 대비 44.2% 늘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중국 자동차 수출 대수는 전년 동기보다 76% 증가한 214만대로 일본(202만대)을 추월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초로 세계 1위에 올랐다.

다만 자동차 대수가 아닌 금액으로 따질 경우 올해 상반기 중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462억4000만달러(약 59조7000억원)로 같은 기간 1위인 독일의 1008억2000만달러(약 130조1000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2위인 일본의 수출액은 556억3000만달러(약 71조8000억원)였다.

지난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10월까지 자동차 수출 금액은 579억6000만달러(약 74조8553억원)로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연간 수출액(541억달러)을 추월했다. 대수 기준으로 보면 1∼10월 수출량은 총 2275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 역시 58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9.8% 증가했다. 독일의 경우 올해 1∼10월 승용차 수출 규모가 총 260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22% 증가했다.

아시아와 유럽의 자동차 수출이 급증하는 첫 번째 원인은 최대 수입국인 미국의 친환경차 보조금 정책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8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세제 혜택을 최대 7500달러를 부여하는 내용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했다.

렌트 및 리스 등 상업용 친환경차의 경우 IRA 적용 조건이 완화돼 한국이나 일본에서 생산한 전기차도 세제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WSJ는 이러한 규제 완화 덕분에 미국으로 향하는 한국 및 일본 전기차가 늘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수입한 한국과 일본 전기차 총액은 지난 9월 기준 58억달러 수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의 자동차 판매상들이 자동차 재고를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 주문을 늘린 것도 수출 증가의 원인 중 하나다.

WSJ는 중국차가 정치 문제 때문에 미국의 문을 두드리기 어렵지만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 시장 등에서 일본차를 앞지르면서 수출이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또한 신흥시장에서는 중저가 중국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호황이 오래가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WSJ는 미 경제 역시 내년이면 고금리 부작용 때문에 경기 둔화를 피할 수 없다며 수요 감소를 예상했다.
다국적 금융기업 HSBC의 프레더릭 노이만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들어 아시아 지역 자동차 수출 출하량이 감소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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