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사법부 최고기관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수장 동시 공백 사태가 10일 넘게 계속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가 국회의 문턱을 넘을지 법조계의 이목이 쏠린다.
양대 사법수장 공백 장기화 우려
22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전날 조 후보자의 인사 검증을 맡을 인사청문특별위원회 명단을 확정했다. 특위 위원장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맡았다. 위원에는 국민의힘 정점식(간사)·김형동·유상범·전주혜 의원, 더불어민주당 진성준(간사)·정성호·서영교·오기형·이정문·홍정민·전용기 의원,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내정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조 후보자를 신임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했다. 앞서 지명한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임명동의안이 야권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게 된 지 33일 만에 후임 인선을 밝힌 것이다.
조 후보자는 중도 보수성향의 원칙주의자로 평가된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구지방법원장을 거치며 우수한 재판 실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안팎에서도 인망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재경지법 판사는 "조 후보자는 법리를 중시하는 선비형 법관으로 판사들 사이에서도 덕망이 높으신 분으로 소문이 많다"고 귀띔했다.
보수 색채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과거 판결에서 진보를 대변한 적도 있는 등 뚜렷한 치우침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후보자 본인도 지난 9일 취재진을 만나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한평생 법관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좌우에 치우치지 않고 항상 중도의 길을 걷고자 노력했다"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밝혔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긍정적 기류 형성
정치권에서도 인사청문회에 대한 긍적적인 기류가 감지된다. 조 후보자의 평이 전반적으로 좋을 뿐 아니라 야권에서도 한 번 더 대법원장 후보를 낙마시키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조 후보자에 대한 세평이 좋고 사법부 수장 공백이 장기화되는 점에 대해 야권에서 부담을 느끼는 점을 고려하면 무난하게 국회 문턱을 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현재 대법원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난 9월 24일 퇴임한 뒤 수장의 공석을 유지하고 있다. 안철상 대법관이 대법원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지만, 내년 1월 퇴임하는 2명 대법관의 후임 임명 제청과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 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헌법재판소도 상황은 비슷하다. 유남석 전 헌법재판소장이 지난 10일 퇴임할 때까지 후임 소장을 임명하지 못하며 공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4일 재판관회의를 개최해 이은애 재판관을 헌재소장 권한대행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차기 헌재소장 후보자로 이종석 헌법재판관을 지명한 상태다. 이 후보자도 보수성향으로 평가받고, 윤 대통령과는 서울대 법대 동기다. 국회는 지난 13일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적격성 심사에 나섰다. 향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상정해 가결되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게 된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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