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지도부 침묵에도 보폭 넓히는 인요한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1 18:35

수정 2023.11.21 18:35

대전서 '비명계' 이상민 만나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21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혁신위 강연자로 나섰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21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혁신위 강연자로 나섰다.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1일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적인 비이재명계 이상민 의원과 만났다. 지도부가 혁신위 제안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의원을 비롯한 제3지대와의 만남을 주도하며 정치적 보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혁신위원회는 이날 대전에서 '한국정치의 문제점과 개혁방안'을 주제로 이 의원의 초청 강연을 진행했다. 대전은 이 의원의 지역구로, 이번 만남은 혁신위 측에서 제안했다.

인 혁신위원장은 강연에 앞서 "이 의원이 원로로서 대한민국의 혁신에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은 "국민의힘의 정치개혁은 단순히 국민의힘 또는 내년 총선만 겨냥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개혁의 큰 촉발제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 등 타 정당에 좋은 쇼크를 줘 정치적 서비스에 고품질 경쟁을 할 수 있는 구조와 문화를 만드는 데 (혁신위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비공개 강연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말이면 아무말도 못하고 대통령실만 바라보는 상황을 넘어서서 여러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게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강연이 끝난 뒤 국민의힘 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민주당에선 제 공간이 없어 너무나 숨막히는 상황이었다"며 "국민의힘은 아니지만 혁신위에서 저를 불러 경험을 듣고자 하는 점에서 희망을 봤다"고 했다.

다만 이날 이 의원의 거취에 대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이 의원은 12월 초를 마지노선으로 잡고 탈당 이후 행보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선 인재영입위원회의 러브콜에 이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이 의원을 염두한 듯 '슈퍼 빅 텐트'까지 언급했지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합류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위가 이 의원과의 만남을 주도한 혁신안들이 지도부의 묵묵부답으로 막혀 있는 상황에서 우선 다양한 행보를 통해 존재감을 잃지 않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인 위원장은 다만 이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 "제가 결정할 일이 아니라 이 의원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혁신위에선 지도부의 무응답에 맞서 '조기 종료'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도부가 중진·지도부·친윤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 권고는 물론 청년 비례대표 할당제, 대통령실을 포함한 지역구 전략공천 제안에도 결론을 내지 않자 혁신위 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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