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이자 공포에도 멈추지 않는 빚투… 3분기 가계 빚 1876兆 ‘역대 최고’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1 18:39

수정 2023.11.21 18:39

3개월만에 14조3000억 늘어나
정책모기지·주담대가 증가세 견인
한은 "관리정책으로 향후 둔화될 것"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7%에 달하는 등 '무서운 이자'에도 지난 3개월간 우리나라 가계 빚이 14조3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신용잔액은 1875조6000억원으로 1년 전 기록을 갈아치우고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신용대출이 8분기 연속 줄어든 반면 정책모기지와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17조원 넘게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주담대 금리상승과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정책 효과로 향후 가계대출 증가폭이 둔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3·4분기 가계신용 잠정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잔액은 1875조6000억원으로 1년 만에 '역대 최대'라는 새 기록을 썼다. 3·4분기 중 14조3000억원 늘어나 2021년 4·4분기(17조4000억원) 이후 가장 큰 폭 상승했다.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1·4분기에는 전기 대비 0.8% 줄며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가 2·4분기 0.4%, 3·4분기 0.8%로 오름폭이 커졌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1·4분기와 2·4분기에 각각 -0.5%, -0.4%로 마이너스였지만 3·4분기 중 0.2% 증가했다. 지난해 4·4분기(0.2%)에 이어 가장 큰 폭 증가한 것이다.

가계신용은 은행과 보험사, 대부업체 등 금융사 대출(가계대출)에 카드사용액(판매대출)을 더한 '포괄적 가계 빚'이다. 가계신용 증가는 예견된 일이다. 지난 4월 이후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계속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정책모기지와 은행 주담대가 증가세를 견인했다. 3·4분기 주담대는 17조3000억원 늘어 1049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기 대비 증감률도 올해 1·4분기 0.4%, 2·4분기 1.4%, 3·4분기 1.7%로 계속 오르고 있다. 주담대잔액은 지난 1년간 40조원 넘게 늘면서 4% 상승했다. 한은의 올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훌쩍 웃도는 것이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3·4분기 중 5조5000억원 줄어 2년 연속 감소했다. 9월 말 기준 대출잔액은 710조원으로 1년 새 38조1000억원 감소한 걸로 나타났다.

곳곳에서 경고가 나오고 있지만 4·4분기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여전하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잔액은 지난 16일까지 689조5581억원으로 보름 새 3조5462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월간 잔액 증가폭이 가장 컸던 10월(3조4526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11월 대출 증가액 대부분(3조4175억원)이 주담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은에서는 가계대출 증가폭이 둔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최근 주담대 금리상승에 따른 금리부담으로 주택시장에 대한 관망세가 확산되며 가계대출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정부의 가계부채관리 정책 효과가 시차를 두고 가시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3·4분기 중 대출 증가폭이 확대된 데 대해서는 "과거 평균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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