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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정찰위성 발사가 불러올 파장은? [전문가 분석]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2 11:32

수정 2023.11.22 11:32

백악관 NSC 대변인, 규탄 성명 발표…"안보리 결의 노골적 위반"
美 "北위성발사 강력 규탄…러 기술 이전 여부는 알 수 없어
美, 한·일과 발사 성공여부 평가 중…"필요한 모든 조치 취할 것"
北 높아진 정보력을 내세워 핵강압의 수위 높일 가능성
북-러 공동운명체?..한미일 대북 연합작전 태세 본격화 신호탄 전망
[파이낸셜뉴스]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은 자신이 발사를 예고한 11월 22일 00시∼12월 1일 00시라는 설정 룰(rule)을 어기고 전날 22시 43분께 기습적으로 군사정찰위성 1호 '만리경 1호'를 탑재한 3차 우주발사체를 쏘면서 발사 성공을 주장했다.

우리 정부는 오늘 새벽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개최했다.
미국 정부도 21일(현지시간)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감행한 것과 관련해 강력히 규탄하고 한국과 일본 등 동맹들과 함께 발사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동시에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지금 세계는 신냉전의 복합위기 속 북한 군사정찰위성 도발로 불안전성과 불확실성 심화

군사 외교 전문가들은 신냉전이라는 과도기적 국제질서 기류 속 복합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세계는 북한의 이번 군사정찰위성 도발로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돼 외교와 안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순간을 맞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북한이 군사정찰위성까지 궤도에 안착시킨 상황이라는 점에서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하는 방안이 더 이상 무리수가 아니라 군사대비태세 강화를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고 진단했다.

북한 발표대로 3차 우주발사체가 성공한 것이라면 북한과 러시아는 전술협력에서 전략협력으로 전환되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제공한 것은 전술적 협력이지만 러시아가 북한에 정찰위성 발사에 필요한 기술적 지원을 했다면 그 자체로 전략적 협력으로 전환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북중러의 연대로 유엔 안보리가 사실상 무력화됐지만 한미 동맹 강화, 한미일 대북 연합 작전 태세 본격화와 자유진영 유사입장국과의 연대와 협력 강화로 대북 규탄과 대응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美 "北위성발사 강력 규탄...한·일과 발사 성공여부 평가 중…"필요한 모든 조치 취할 것"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우주발사체(SLV)를 발사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고, 긴장을 고조시키며, 역내와 그 너머의 안보 상황을 불안정하게 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우주 발사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과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기술이 포함됐다"면서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은 우리 동맹 및 파트너와 긴밀히 공조해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발사 자체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지만, 발사 성공 여부는 여전히 평가 중"이라고 말했다.

싱 부대변인은 이번 발사체가 군사 정찰위성인지와 관련해서도 "우리가 아는 것은 이것이 우주발사체(SLV)라는 것"이라고 말했고, '궤도 진입' 여부에 대해 "아는 바가 없고, 현재 평가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발사에 대한 평가를 마치는 대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사와 관련한 개인 및 단체에 대한 독자 및 공동 제재, 전략자산 전개 등의 대응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왓슨 NSC 대변인은 "미국은 미국 본토의 안보와 동맹인 한국 및 일본의 방어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싱 부대변인 역시 "이것은 역내에서 (북한이) 불안정을 조성하는 행동의 또 다른 사례"라면서 "우리는 한국 및 일본에 대한 우리의 매우 확고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北 높아진 정보력을 내세워 핵강압의 수위 높일 가능성

북한은 전날인 21일 일본 정부에 22일 0시부터 12월 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했다.

북한이 일본에 발사 계획을 통보하는 것은 국제해사기구(IMO)가 운영 중인 전세계항행경보제도(WWNWS)에 따라 회원국인 북한도 한반도가 속한 구역인 'NAVAREA XI'의 조정국인 일본에 해상사격훈련이나 해상훈련, 선박 침몰, 암초 발견과 같은 긴급한 사항이 있을 때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최근 '인공위성'을 발사 예고 기간 첫날부터 기습적인 도발을 시도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그런데 이번 도발은 이러한 공식 통보 기간마저 어기고 기만책으로 활용해 하루 앞선 21일 오후 10시43분경 동창리 일대서 정찰위성을 기습 발사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북한이 정찰위성을 한국보다 먼저 쏘아 올렸다는 메시지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한국이 최초의 군사정찰위성을 11월 30일 미국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하기로 예고된 상태에서 북한은 한국보다 자신이 정찰위성 발사에 먼저 성공했다는 업적을 치켜세우며 대대적으로 선전에 활용하면서 한반도에서 군사위성 경쟁에서 주도권을 장악했다고 현시할 수 있단 것이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이번 우주발사체 발사는 기존의 1, 2차 발사와는 매우 다른 성격과 강도의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은 신속하게 발사 성공을 선언하고 나서 군사적 용도에 맞는 제 성능 발휘 여부를 떠나 3차 발사는 위성의 궤도진입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반 센터장은 "북한이 정찰위성으로 높아진 정보력을 내세워 핵강압의 수위를 한층 높일 수도 있다"며 "3차 우주발사체가 북러 간 거래의 결과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으로부터 포탄 100만 발을 제공받은 러시아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도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이번 군사정찰위상 발사는 불법거래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에서 파장일 클수 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북한과 러시아 공동운명체?..한미일 대북 연합작전 태세 본격화 신호탄 전망

이어 반 센터장은 "3차 우주발사체는 북한과 러시아를 공동운명체로 묶은 공식을 제공한 측면이 있다"며 "그 전략적 협력이 이제부터 본격화돼 지속가능성까지 더해지면 북한, 러시아, 벨라루스, 이란 등의 현상변경국가들이 모여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교란하고 와해하는 북한판 소다자 협력체까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반 센터장은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2022년 12월 한국영공에 북한의 무인기 침범 당시 문제가 크게 대두된 바 있지만 북한이 군사정찰위성까지 궤도에 안착시킨 상황에서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하는 방안이 더 이상 무리수가 아니라 군사대비태세 강화를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가 사실상 기능 상실 상황 속에서 유엔 주도의 규탄성명이나 대북 추가 제재 결의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기존의 한미동맹, 한미일 안보 아키텍처, 유사입장국 연대와 같은 양자 혹은 소다자 협력체 중심으로 대북 규탄과 치밀한 연대와 대응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한미일 대북 연합작전 태세 공고화가 본격화될 수 있다. 한미일은 이미 정례적으로 연합훈련을 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며 바로 이 연합훈련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북한의 핵 및 군사적 공세를 상쇄할 수 있도록 연합훈련을 넘어 연합작전으로까지 안보협력을 정교화 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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