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공기업

'한국이 짓고, 운영하는' 인니 공항..국내선 한계 딛고 글로벌 공항 날개단다[르포]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2 14:27

수정 2023.11.22 14:27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왼쪽 첫번째)이 2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바탐국제공항에서 공항 건설 공사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영권 기자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왼쪽 첫번째)이 2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바탐국제공항에서 공항 건설 공사계획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영권 기자

【바탐(인도네시아)=김영권 기자】 인도네시아 리아우제도에 위치한 바탐은 발리, 자카르타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 3번째로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지역이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에는 연간 420여만명이 방문한 대표 관광도시 가운데 하나다. 특히 인도네시아 최초의 자유무역지역(FTZ)으로 싱가포르와 불과 20여㎞ 떨어진 우수한 접근성으로 싱가포르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중국, 한국 등에서 방문객이 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바탐국제공항에 한글로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공항기자단
2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바탐국제공항에 한글로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공항기자단

공항 현대화부터 국제화까지…韓과 인연
바탐 시내에서 차로 30여분만 이동하면 바탐의 하늘길 관문인 바탐 항나딤국제공항에 도착한다. 22일(현지시간) 바탐공항으로 향하는 길에는 도로확충 및 개선 공사가 한창이었다.

바탐공항은 우리나라와 인연이 아주 깊은 곳이다. 1970년대부터 현대화된 공항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지만 1997년 현대건설이 리뉴얼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여기에 지난해부터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047년까지 건설, 개보수, 공항운영 및 시설 유지보수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신규 터미널 건설, 여객처리 시설 확장, 개발 및 운영 관리까지 한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019년 인도네시아 발리 공항을 비롯한 15개 공항을 운영중인 공기업인 AP1, 인도네시아 건설 공기업인 WIKA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2년 7월 바탐공항 운영권을 인수했다. 총 사업비용 6000억원 가운데 486억원을 투입해 AP1(51%)에 이어 2대 주주인 30% 지분을 갖고 있다.

현재 기존 1터미널의 리뉴얼 작업이 한창이다. 2터미널까지 모든 공사가 마무리되면 현재의 500만명 수준의 여객수용 규모가 1000만명까지 늘게 된다. 바탐공항은 10개 항공사가 국내선 17개, 국제선 2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2020년 230만명, 2021년 210만명, 2022년 350만명의 여객수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에는 400만명의 여객이 바탐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코로나 이전 수요를 대부분 회복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바탐국제공항에서 건설 관계자들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영권 기자
2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바탐국제공항에서 건설 관계자들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영권 기자

"노선 및 공항 개발로 K-에어포트 영토 확장"
다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아 있다. 여객의 대부분이 인도네시아 내국인으로 2019년 기준 전체 여객의 98% 이상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공사는 바탐공항의 국제선 항공수요 확대를 위해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국제선 노선 자체가 아직까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골프, 해양스포츠 등 레저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2018년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가 인천-바탐 직항 전세편을 운영했을때 탑승률이 96%가 넘었다.

인천공항공사의 출자회사인 바탐공항운영사의 최두선 마케팅이사는 "인천과 바탐간 출도착 수요의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직항 전세편 운항 등을 계기로 레저수요 자극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자체 관광자원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태국 등 주변 골프관광 수요의 대체재 역할 및 싱가포르 여행수요를 저렴하게 유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선 개발 및 공항 개발을 통한 'K-에어포트' 영토 확장 및 인천공항 네트워크 확대 등 미래 사업 분야 허브화 등 긍정적 영향도 기대된다.

무엇보다 인도네시아는 대표적 고수요 노선이지만 항공자유화 미체결로 운수권 증대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주 23회의 운수권은 인천-자카르타 14회, 발리 9회로 이미 소진했다. 바탐 현지 법인과의 공동 마케팅 및 현지 법인의 정부·기관 네트워크를 활용해 운수권 증대 및 공급 확장 관련 우호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바탐의 경제 및 관광 인프라를 바탕으로 바탐국제공항을 인도네시아로 연결하는 새로운 관문으로 개발하는 한편 인도네시아 및 아세안을 연결하는 두가지 전략을 동시에 추진한다. 특히 연간 6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인도네시아-싱가포르 간 여객 중 비용에 민감한 여객에게 새로운 대안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전민재 바탐공항운영사 부사장은 "주주중 한곳인 AP1이 운영중인 수마트라, 깔리만탄 지역 등 인도네시아 동편 주요 15개 공항 네트워크와 연결해 새로운 관문으로서의 기능 강화도 추진할 것"이라면서 "특히 인천공항의 다양한 항공화물 노선을 활용해 인도네시아 및 아세안 국가와 미국 노선을 연결하는 새로운 화물 루트 대안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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