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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와 한 몸”...AI 반도체 훈풍에 SK 4분기 흑전?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3 07:00

수정 2023.11.23 14:35

"엔비디아와 한 몸”...AI 반도체 훈풍에 SK 4분기 흑전?


기업별 HBM 시장 점유율(단위: %)
기업명 2022년 2023년 2024년
삼성전자 40 46~49 47~49
SK하이닉스 50 46~49 47~49
자료: 트렌드포스

[파이낸셜뉴스] 경기 침체 장기화와 반도체 업황 악화에 시름하던 SK하이닉스가 D램 호성적을 발판 삼아 오는 4·4분기 흑자 전환을 노리고 있다.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고대역폭메모리(HBM)3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버용 고성능 D램 공급을 대폭 늘린 가운데 연말 성수기를 맞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D램 업황에 부는 훈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發 AI 반도체 훈풍 지속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3·4분기(올해 8~10월) 181억2000만달러(약 23조원)의 매출과 주당 4.02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59억3100만달러) 대비 206% 뛰었고, 주당 순이익도 593%나 급증했다. 특히 AI 칩 수요가 반영된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79% 증가한 145억14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엔비디아는 4·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31% 급증한 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도 엔비디아의 호실적을 반기고 있다. 엔비디아의 GPU에 탑재되는 4세대 HBM 제품인 HBM3 물량 대부분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엔비디아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신규 GPU 5세대 제품 H200에 적용되는 HBM3E(5세대 HBM)도 납품한다. HBM3 시장 선두인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효과로 D램 사업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올해 3·4분기 D램 사업에서 삼성전자보다 빠르게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가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달성하는 시기는 내년 1·4분기로 전망되지만, 예상보다 빠른 D램 회복세에 이르면 오는 4·4분기 전체 영업이익 흑자를 점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키움증권·BNK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4·4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852억원, 729억원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 4·4분기 D램 흑자 전환할 듯
비교적 늦게 HBM3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도 4·4분기부터 D램 사업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 올해 1·4분기부터 분기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반도체(DS) 부문은 이르면 내년 1·4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실적 눈높이도 상향되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삼성전자의 올해 4·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4842억원이다. 지난 10월 말(3조4759억원) 대비 약 2주 만에 0.2% 오른 수치다. 지난해 4·4분기 대비 19% 감소하지만, 지난 3·4분기(-78%)와 비교할 때 낙폭은 크게 줄어든다.

지난 3·4분기 D램 가격이 반등하며 수익성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최근 고객사에 공급하는 일부 제품에 대한 고정거래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인 'DDR4 1Gx8 2133MHz'의 고정거래가격은 10월 평균 1.5달러로 전월보다 15.38% 상승했다.

중국 등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호재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D램은 중국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의 제품에 탑재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10월 첫 4주간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1%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대중 반도체 규제 여파가 변수지만, 당분간 생성형 AI 특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성능 D램 공급 확대 및 업황 회복 등에 흑자 전환 시기를 앞당길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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