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지난해 1380억원 적자.. 노선 개편에 사활 건 울산 시내버스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6 09:00

수정 2023.11.26 14:25

울산 시내버스 대규모 노선 개편 나서
순환 노선, 생활밀착 노선, '다람쥐 노선' 노선 등 시민 편의 중심
환승 노선체계 구축, 버스 승객 증가 유도, 운송비 절감 기대
5개 구군 주민 의견 수렴 후 내년 8월부터 시행
배차 간격 4분, 운송원가 연 16억원 감소 기대
울산지역 유일의 대중교통 수단인 시내버스의 만성적자가 심화되면서 수익성을 강화한 굴곡노선, 중복노선이 증가해 이용객 불편이 커지자 울산시가 서비스 개선과 승객 유치, 운송원가 증가를 위한 대대적인 노선 개편에 돌입했다. 사진은 울산 청량읍 율리 차고지 모습. 뉴시스
울산지역 유일의 대중교통 수단인 시내버스의 만성적자가 심화되면서 수익성을 강화한 굴곡노선, 중복노선이 증가해 이용객 불편이 커지자 울산시가 서비스 개선과 승객 유치, 운송원가 증가를 위한 대대적인 노선 개편에 돌입했다. 사진은 울산 청량읍 율리 차고지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시내버스는 울산지역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이다. 이용객은 여성, 노인, 학생 등 교통약자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한해 약 1380억원에 달하는 울산시의 적자노선 재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을 강조한 노선 운행으로 이용객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울산시가 이용객 편의 강화와 승객 유치를 위해 대대적인 노선 개편 작업에 나섰다.


■ 목적지 코앞인데 빙빙 돌아.. 굴곡노선 30개 폐지
26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해마다 적자 규모가 증가하면서 울산지역 시내버스는 수익 극대화를 위한 굴곡 노선과 중복 노선, 장거리 노선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배차 간격 등을 충분히 고려해서 집을 나서더라도 승용차나 택시와 비교해 대기 시간과 이용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 울산시를 향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울산 북구 농소3동 거주 60대 주민은 “타고 가는 시내버스가 길 건너 10분 거리의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 30분이나 멀리 돌아서 가더라"라며 "아무리 수익을 고려하더라도 이해가 되지 않는 노선이다"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이 같은 시민 불편을 해소하면서 시내버스의 환승 노선체계 구축과 버스 승객 유도, 운송비용 절감 등을 목적으로 하는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현재 추진 중이다.

울산지역 대중교통은 시내버스와 지선버스, 마을버스, 마실버스 등이 있으며 21개 업체가 183개 노선에 버스 928대를 투입해 운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내버스는 업체 7곳에서 770대 가량을 운행 중이다.

울산시는 이들 회사의 적자 해소를 위해 지난 2021년 1137억7790만원, 2022년 1377억680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하지만 적자 해소를 핑계로 한 굴곡 노선과 장거리 노선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승객 감소도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는 이번 노선 개편에서 문제가 많은 중복, 장거리, 굴곡 노선 30개를 폐지하고 32개 노선은 단축한다고 밝혔다. 대신 순환노선 신설, 직행좌석노선 확대, '다람쥐 노선' 신설, 생활·관광밀착형 노선 신설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 순환노선 첫 도입.. 출근시간 특화 노선도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울산에 처음 도입되는 3개의 순환노선이다. △교육청~국가정원교~문수로~공업탑~번영로~중구청’을 잇는 도심 맨 안쪽의 1번 노선, △태화교~시청~수암로~시외버스터미널 등을 연결하는 중간지역 2번 노선, △산업로~신복교차로~문수로~태화강역 등 도심 외곽 주요 지점을 연결하는 3번 노선이다.

시 관계자는 "순환노선은 모두 태화강 남북을 잇는 코스로, 환승을 이용하면 관광객도 시내버스만을 이용해 울산의 주요 관광지를 빠르게 오갈 수 있다"라고 장점을 설명했다.

직행좌석노선은 기존 9개에서 6개를 추가, 15개 노선으로 확대된다. 방어진, 청량읍 율리, 경주 모화, 온양읍 남부노인회과, 북구 달천, 매곡 등 외곽에서 도심으로 곧바로 연결한다. 중간 정류장 수를 줄여 외곽에서 도심까지 30분 이내 도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람쥐 노선’은 출근 시간에 특화된 노선이다. 아침 출근길 직장인이나 등굣길 학생이 많은 노선만을 빠르게 오가는 방식이다. 성안동 청구아파트~태화루, 공업탑~테크노산단 등 2개 노선이 시범 설치된다.

생활밀착형 노선은 9개 노선을 신설하는 것으로, 마을과 마을 사이,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주요 시설까지 짧은 거리지만 이용객이 많은 구간에 만들어진다.

관광밀착형 노선은 시 외곽에 있는 간절곶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남창역과 서생역 등 동해선과 연결해 설치된다. 다만 요청이 많았던 간절곶~태화강~국가정원~장생포 고래특구~대왕암공원 등 주요 관광지를 한 번에 연결하는 노선은 제외됐다.

울산시는 노선 개편이 완료되면 배차 간격은 기존 평균 31분에서 27분으로 4분 감소하고 이용객도 하루 2만 700명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운송원가도 현재보다 연간 16억1700만원 감소할 것으로 기대돼 재정지원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용객 빅데이터와 교통 분석을 토대로 개편안을 마련했다"라며 "기존 버스를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운송수입금 증가와 서비스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울산시는 지난 21일부터 지역 5개 구군을 돌며 노선 개편안 주민설명회 열고 있다.
주민 의견을 반영한 노선안은 세부 시행계획 수립 후 내년 8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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