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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월 503만원 벌어 387만원 썼다 [고물가·고금리 시대의 그늘 <9>]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3 18:16

수정 2023.11.23 18:16

3분기 가계 소득 3.4% 늘어
실질소득 5분기만에 증가세로
하위가구는 소득·지출 모두 감소
지난 3·4분기 가계 실질소득이 2022년 2·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고물가와 집중호우 영향으로 소득 하위가구의 소득과 지출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소득층의 소득과 지출은 늘어났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3년 3·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3·4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의 월평균 소득은 503만30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4% 증가했다.

가계 실질소득은 5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다. 3·4분기 물가상승률이 3.1%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가계 실질소득 증가율은 0.2%로 소폭에 그쳤다.

가계 실질소득이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2만2000원으로 지난해보다 0.7% 감소했다.
저소득층 소득이 2분기 연속 감소한 건 지난 2018년 이후 처음이다. 근로소득(26만3000원)과 사업소득(13만3000원)도 각각 9.2%, 12.7% 줄었다.

통계청은 1분위 가구의 소득감소는 지난 7월부터 쏟아진 집중호우 등 날씨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건설업 등에서 일하는 임시일용직의 근로소득이 줄었고, 1분위 가구 비중이 높은 농가 소득이 줄면서 사업 소득도 감소했다는 것이다. 반면 1분위를 제외한 전 계층의 소득은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인 5분위(소득 상위 20%) 가구 월평균 소득은 1084만3000원으로 전년보다 4.1% 늘었다. 4분위도 5.0% 늘었다. 3분위와 2분위의 소득 증가율은 각각 2.3%, 0.3%였다.

1분위 가구의 소비지출은 123만7000원으로 0.7% 감소한 반면 5분위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은 492만2000원으로 6.5% 늘었다.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3.1% 늘어난 831만9000원을 기록했다.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0.6% 늘어난 90만7000원이었다. 소득이 줄어든 만큼 비소비지출(21만5000원)을 5.8% 줄이면서다.
그럼에도 1분위 가구 10명 중 4명은 월평균 33만원의 적자 살림을 했다. 반면 5분위 가구는 같은 기간 339만7000원 흑자를 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흑자율은 40.8%였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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