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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마다 헐고 재건축'...위험한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부동산 산책]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5 09:00

수정 2023.11.25 09:00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산책’은 전문가들이 부동산 이슈와 투자 정보를 엄선해 독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분당 신도시 전경. 사진=뉴시스
분당 신도시 전경. 사진=뉴시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 이슈입니다. 이 법은 택지 조성사업이 완료된 후 20년이 지난 100만㎡ 이상 택지를 대상으로 합니다.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1기 신도시 뿐만 아니라 상계, 목동, 수서, 고양 화정, 수원 영통, 인천 연수, 부산 해운대, 대전 둔산, 대구 성서, 광주 상무1 등 전국 51곳이 특례법을 적용받을 전망입니다.

하나 의문인데요. 왜 20년만 지나면 재건축을 해야 할까요. 50년이 넘은 서울의 아파트들이 최근 재건축이 추진되는데요. 그렇다면 그간 불안해서 어떻게 살았을까요.

한국 아파트는 왜 벽식구조...평형도 거의 비슷

미국은 최소 100년 이상, 유럽은 500년에서 1000년 이상 주거용 건축물들이 그대로 존치하고 확장합니다. 리모델링이 아닌 대수선 정도만 하고 있습니다.


외국 도시·건축 전문가들을 모셔다가 1기 신도시 고층 아파트를 보여주고 재건축 할 것이라고 하면 뭐라고 할까요. 자원낭비에다 환경파괴라고 답할 것이 뻔합니다.

우리 신도시를 보면 주택을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벽식구조 위주로 건설됐습니다. 배관이 콘크리트 구조물에 매립돼 녹물이 나와도 그냥 사용해야 합니다. 분당의 경우, 일부는 철근에 치명적인 해사를 사용해서 건설했다고 합니다.

일단 외관상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재건축을 해주는 게 맞을 것 같은데요. 평면도 벽식구조를 택하다 보니까 거의 비슷합니다.

일산 신도시 전경. 사진=연합뉴스
일산 신도시 전경. 사진=연합뉴스

100년 가는 아파트 서둘러야...용적률 상향 등 고려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요. 정부도 100년 이상 가는 장수명 아파트 건설을 유도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습니다. 라멘구조가 그 중 하나 인데요. 평면을 바꿀 수 있는 라멘구조로 건설하면 층간소음도 줄어들고, 배관도 언제든 교체할 수 있습니다. 또 건설 폐기물이 85% 이상 줄어들어 탄소절감에도 도움이 됩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는 최근 ‘래미안, 더 넥스트(the next)'를 바로 라멘구조로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건설되는 아파트들은 아직도 벽식구조가 대부분입니다. 20년 뒤에 또 재건축 하려는 걸까요.

세계 최고층 두바이 버즈칼리파, 싱가포르 마리나배이샌즈호텔 등 세계적인 건축물은 전부 한국 건설회사가 공사를 했는데, 정작 한국의 아파트는 20년만 지나면 재건축해야 합니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은 물론 노후계획도시 재건축, 3기 신도시 등은 이제는 100년 가는 장수명 아파트로 건설해야 합니다. 1급 장수명 아파트로 건설하는 경우만 용적률을 상향해 주는 것도 문제 해결의 한 방법입니다.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

※이 글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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