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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네그로 법원, 권도형 범인인도 확정...한·미 중 한 곳으로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5 01:41

수정 2023.11.25 01:41

[파이낸셜뉴스]
몬테네그로 법원이 24일(현지시간)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 범인인도를 확정했다. 사진은 권대표가 3월 24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에서 뒤로 수갑을 찬 채 법원에 입장하는 모습. 로이터연합
몬테네그로 법원이 24일(현지시간)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 범인인도를 확정했다. 사진은 권대표가 3월 24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에서 뒤로 수갑을 찬 채 법원에 입장하는 모습. 로이터연합


암호화폐 테라USD 붕괴로 400억달러 피해를 일으킨 혐의로 체포된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 송환이 체포 8개월 만에 결정됐다.

한국이나 미국 두 곳 가운데 한 곳으로 추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24일(이하 현지시간) 권대표 범죄인인도를 확정했다.

법원은 권대표가 불법여권으로 몬테네그로를 출국하려다 3월 체포된 뒤 6월부터는 범죄인 송환 여부를 가리기 위한 재판을 진행해왔다.


권대표는 지난해 테라와 루나가 갑작스레 붕괴된 직후 수사를 피해 한국에서 도피한 뒤 국제적인 추적을 받아왔다.

그는 현재 한국과 미국이 사기 혐의로 수배 중이다.

한국과 미국 모두 권대표 인도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그를 어느 곳으로 보낼 지는 몬테네그로 법무부가 결정하게 됐다.

법원은 그 결정은 법무부에 맡긴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아직 이와 관련한 답변이 없다.

다만 법원은 한국의 범인인도 청구서가 법무부에 먼저 도착했다고 밝혔다. 한국 법무부가 범인인도를 청구한 시기는 3월 29일, 미국이 몬테네그로 대사관을 통해 청구서를 보낸 시기는 4월 3일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아울러 권대표가 한국 송환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권도형은 미국에서 증권법, 상품법, 송금사기 등 8가지 형사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는 2018년 4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암호화폐 사기로 수십억달러 손실을 일으킨 혐의에 대한 민사소송도 걸려 있다.

미 검찰은 그가 테라블록체인의 특성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테라의 기술과 시장에서 얼마나 많이 활용되는지 등을 속였다는 것이다.

권대표와 테라폼랩스는 스테이블코인 테라USD를 운영해왔다. 미국 달러에 연동된 암호화폐다.

대부분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인 가치를 보장하기 위해 가치에 해당하는 정도의 고정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테라는 알고리즘 코딩을 통해 그 가치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며 고정자산을 보유하지 않아 일을 키웠다.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이 붕괴하면서 권대표는 암호화폐 업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됐다.

그가 수사를 피해 도피하자 인터폴이 적색수배를 내렸다. 적색수배령이 내려지면서 각국 법 집행당국이 권대표 체포에 나섰다.

한국도 지난해 9월 권도형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그의 한국여권을 무효화했다.

한편 테라USD 붕괴는 각 규제당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강화를 촉발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테라 붕괴에 대해 "이는 암호화폐가 빠르게 성장하는 상품이자 동시에 위험 또한 급격히 높아지는 상품이라는 점을 단적으로 드러낸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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