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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트럼프' 극우 빌더르스, 총선 압승에도 연정구성 험로...정부 구성 배제될 수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5 06:04

수정 2023.11.25 06:04

[파이낸셜뉴스]
네덜란드 극우정당인 자유당 총재 헤이르트 빌더르스(가운데)가 18일(현지시간) 경찰과 보안요원들의 경호 속에 로테르담 인근 스페이케니서에서 열린 선거유세장에 들어서고 있다. 네덜란드의 EU 탈퇴, 반이슬람 등 극단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는 빌더르스는 현재 이번 총선 2, 3위, 그리고 4위 정당까지 그의 극단주의를 문제 삼아 연정 참여를 거부하고 있어 총선을 통해 1위 정당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자칫 연정구성에 실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AP연합
네덜란드 극우정당인 자유당 총재 헤이르트 빌더르스(가운데)가 18일(현지시간) 경찰과 보안요원들의 경호 속에 로테르담 인근 스페이케니서에서 열린 선거유세장에 들어서고 있다. 네덜란드의 EU 탈퇴, 반이슬람 등 극단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는 빌더르스는 현재 이번 총선 2, 3위, 그리고 4위 정당까지 그의 극단주의를 문제 삼아 연정 참여를 거부하고 있어 총선을 통해 1위 정당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자칫 연정구성에 실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AP연합


네덜란드 극우 자유당 총수인 헤이르트 빌더르스의 연정 구성이 초반부터 헛발질을 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파 성향의 자유주의 계열 정당 VVD 총재인 딜란 예실괴즈제헤리위스가 24일(이하 현지시간) 빌더르스의 반이슬람 정책을 문제 삼아 그의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현재 네덜란드 법무장관이기도 한 예실괴즈제헤리위스 총재는 대신 외곽에서 중도우파 내각을 지원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빌더르스의 반이슬람 자유당을 중도우파로 규정할 수 있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빌더르스가 아닌 중도파 중심의 연정을 지지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VVD와 연정을 통해 새 정부를 구성하려던 빌더르스는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빌더르스는 예실괴즈제헤리위스가 일부 주제에 관해 의회에서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이는 희망적이라고 덧붙였다.

빌더르스의 극우 자유당은 22일 총선에서 승리하며 1당으로 올라섰다. 하원 150석 가운데 37석을 확보했다.

그러나 의회에서 과반을 확보하면서 정부를 구성하려면 최소 2개 정당과 연합해 76석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25석을 확보해 2위를 기록한 중도좌파 녹색당과 노동당 연합은 빌더르스 연정 불참을 선언한 상태다.

여기에 빌더르스의 반이슬람 정책을 비판하던 VVD도 연정 불참에 나섰다. VVD는 24석을 확보했다.

VVD 총재인 예실괴즈제헤리위스는 튀르키예 출신 이민 1.5세대다.

이에따라 빌더르스는 20석을 확보한 총선 4위 정당 신사회계약당(NSC)을 반드시 연정에 끌어들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번에 하원 입성에 성공한 군소 정당 일부도 끌어 모아야 한다.

그러나 NSC도 연정 참여에 회의적이다.

자유당이 일부 공약을 철회하지 않으면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네덜란드의 유럽연합(EU)탈퇴, 이른바 넥시트(NEXIT) 국민투표, 반이슬람 정책 등을 내려놓지 않으면 연정 참여는 고려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부르기도 하는 빌더르스는 연정 구성을 위해 극단주의 정책을 일부 다듬어 온화한 정책기조를 취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연정 후보들이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지난 총선인 2021년 당시에도 네덜란드는 연정구성에 사상최대 기간인 299일이 걸린 바 있다.

빌더르스는 앞서 총선 기간 자신이 집권하면 네덜란드에서 이슬람 경전인 꾸란(코란)을 금지서적으로 분류하고, 이슬람사원(모스크)도 철폐하겠다는 극단적인 반이슬람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의 극단주의를 우려한 다른 중도파들이 연합하면 빌더르스를 따돌리고 중도성향 연정이 구성될 수도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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