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내각+자민당 지지율 50% 붕괴… 기시다 조여오는 '아오키 법칙'[글로벌 리포트]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6 19:13

수정 2023.11.26 19:13

現 내각 정권교체 임계치 달해
스가 등 총리 4명도 그대로 적중
역대 총리 9명 중 호감도 6위
낮은 인기 속 퇴진 위기에 몰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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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20%대의 지지를 받는 내각이 전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는 게 '아오키 법칙'이다.

아오키 법칙은 오부치 정권에서 내각관방 장관을 지낸 아오키 미키오가 주장한 일종의 경험칙이다. 내각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의 합계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총리가 퇴진하게 된다는 것이다. 내각 지지율이 20%대로 내려가면 구심점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기시다 내각은 현재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지지통신 등 세 곳의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과 자민당 지지율 합계가 50% 아래로 내려온 상황이다. 기시다 정권은 어떻게 될까.

그동안 모리 요시로, 아소 다로, 하토야마 유키오, 스가 요시히데 내각 등은 모두 내각과 여당의 합계 지지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상태에서 퇴진했다.
아오키 법칙이 작동한 것이다.

퇴진 이유는 각각 다양하지만,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정책을 폈거나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리 요시로 내각은 8.6%, 자민당은 22.5%로 지지율 합계는 총 31.1%였다. 잇단 실언으로 구설에 오른 끝에 퇴임 시 7%의 지지율을 보여 일각에서는 '7%의 사나이'로 불리고 있다.

모리 전 총리는 심지어 여당 내에서도 퇴진 압박이 이어졌다. 그는 2차대전 전후 천황 중심의 국가정책을 지칭하는 '국체(고쿠타이)', '일본은 천황을 중심으로 한 신(神)의 나라' 등 군국주의를 떠올리는 발언으로 문제가 됐다.

모리 전 총리는 최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에 올라서도 실언으로 사퇴했다. 그는 "여성이 많이 포함된 이사회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해 공분을 샀다.

아소 다로 전 총리는 내각 지지율 22.2%, 자민당 지지율 23.4%로 총 45.6%의 지지율 상태로 퇴진했다. 취임 5개월 만에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다. 아소 내각은 50년 넘게 이어지던 자민당 독주를 멈추고 54년 만에 민주당에 정권까지 내줬다. 이유는 잇단 말실수였다. 특히 공식 석상에서 한자를 잘못 읽어 '무식한 총리'란 조롱을 들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잦은 망언으로도 악명 높다. "창씨개명은 당시 조선인들이 원해서 이루어진 것" "6 · 25전쟁이 일본에 도움이 됐다" 등이 대표적이다. 단순 착오라고 변명했지만, 국민은 더 이상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

70%대 지지율로 내각을 꾸린 민주당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경제 위기에 더해 주일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흔들렸다. 하토야마 유키오 내각은 내각 지지율 19%, 민주당 지지율 20%로 퇴진했다.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현으로 이전을 결정하면서 사민당이 연립정권에서 이탈한 후유증으로 지지율이 10%대로 급락했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스가 내각이다. 스가 전 총리는 2021년 8월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미흡한 대응 등으로 지지율 부진을 겪었다. 같은 해 10월 실시된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에서 교체 목소리가 커지면서 9월에 사임했다.


후임자인 기시다 총리는 아오키 법칙 임계치에 걸렸지만, 아직 사퇴 압박이 거세진 않은 상태다.

하지만 인기는 낮다.
최근 한 조사업체가 2001년 이후 취임한 일본 총리 9명의 호감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시다 총리는 6위에 올랐다.

ps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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