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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 '최후통첩'에 당사자들은 '부글부글'.."강요는 월권"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8 17:06

수정 2023.11.28 17:06

국민의힘 혁신위, 30일 '불출마' 의결
사실상 최후통첩... 압박수위 높이기
당사자들은 "너무 성급했다"며
"선거 이기기 위한 정치 지형 고려해야" 지적
당무감사위 컷오프 권고에 혁신안 의결안까지
겹쳐지며 향후 공천 둘러싸고 내부 갈등 가능성 제기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3차 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3차 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계 의원들의 불출마를 권고안이 아닌 '구속력'이 있는 의결안으로 당 지도부에 전달할 방침이다. 혁신위가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날린 가운데 당사자들은 혁신위 결단이 성급했다며 거센 반발에 나섰다. 여기에 혁신위의 조기해체설까지 번지면서 공천을 둘러싸고 혁신위와 원내간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 "30일 불출마 의결할 것"... 사실상 최후통첩

28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혁신위는 불출마 요구에 무응답 및 반발로 일관하고 있는 당 지도부, 중진, 친윤계 의원들에게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리며 강대강 대치 상황에 놓였다.
김경진 혁신위 대변인은 "2호 안건 중 중진, 지도부,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에 대한 불출마 혁신안건은 한 주의 시간을 더 들이고 오는 30일에 정식 의결해서 최고위원회로 송부하자고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혁신위의 최후통첩 배경은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계 의원들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면서 동시에 다른 혁신안을 관철시키기 위한 모습으로 풀이된다. 지도부가 공천관리위원회에게 공을 계속 넘기며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혁신위가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혁신위 내부 갈등으로 인한 조기해체설까지 불거지며, 촉박한 혁신위가 당사자들에 대한 높은 수위의 압박 카드를 조기에 꺼내들며 혁신안 수용에 힘을 쏟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 "혁신위는 비대위가 아냐" 반발 가속화... 원내까지 비판

한편 혁신위로부터 지목당한 당사자들은 무응답에 이어 반발에 나서며 혁신위와의 갈등의 골이 깊어질 전망이다.

한 당 지도부 관계자는 기자에게 "여전히 조금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며 "민주당은 아직 불출마 준비도 하지 않고 있는데, 우리 당이 먼저 성급하게 패를 오픈한 것 같다. 정기국회가 끝나고 연말연초에 자연스럽게 불출마 분위기로 갈텐데, 왜 이렇게 빨리 가는지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혁신위가 마감하기 전, 불출마 얘기를 던지며 당정 관계 재정립을 했어야 한다"며 "갈수록 격랑에 빠져드는 것 같다"고 우려를 전했다.

또 다른 당사자인 중진 의원들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영남권 중진 의원은 "혁신위는 우리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당내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며 "혁신위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도록 전국 지형도를 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진 중 험지에서 인물론으로 당선된 의원이 있는 만큼, 혁신위가 무차별적 불출마를 언급할 게 아니라 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불출마 종용 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원내에서도 혁신위에 대한 비판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혁신위와 본격적인 거리두기에 나선 모습이다. 유상범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혁신위가 굉장히 조급한 것 같다"며 "혁신위는 비대위가 아니다.
(혁신위가) 최고위와 지도부에 강요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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