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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과 춤을 춰?" 10대 딸 살해했는데 '가짜영상'에 속은 파키스탄父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9 07:55

수정 2023.11.29 07:55

ⓒ News1 DB /사진=뉴스1
ⓒ News1 DB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파키스탄에서 10대 소녀가 소셜미디어(SNS)에 소년들과 춤추는 모습을 촬영해 올렸다는 이유로 친부에게 살해당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 현지매체 돈(Dawn)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크와주 코히스탄 지역 경찰은 전날 친딸을 살해한 혐의로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지난 24일 자택에서 16살인 딸에게 여러번 총을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여자 친구, 또래 남자아이들과 함께 춤추는 동영상을 찍었다는 이유로 원로회의 지시에 따라 딸을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SNS에 올린 해당 영상이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숨진 A씨 딸 외에 영상에 등장하는 친구를 보호하는 조치를 내렸다.
또 살인을 지시한 원로회 관계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수사하고 있다.

명예살인은 일부 이슬람권 국가에서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아버지나 오빠 등 가족 구성원이 여성을 죽이는 악습이다.
특히 파키스탄은 2018년 기준 인구 수당 가장 많은 명예살인이 자행된 국가로, 파키스탄인권위원회(HRCP) 집계에 따르면 매년 약 1000명의 여성이 명예살인에 희생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코히스탄 지역에서는 2011년에도 남녀가 어울리는 SNS 영상을 본 원로회 지시로 5명의 소녀가 무고하게 목숨을 잃은 바 있다.
이 같은 폐습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징역 25년 이상’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2016년 통과시켰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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