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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고교생 10명 중 7명은 시력 1.0 미만, "칠판 글씨도 못본다"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9 13:35

수정 2023.11.29 13:35

근시 예방하는 외부활동 줄어
스마트폰·태블릿 기기 시청시간 늘면서 눈 피로도 증가
日고교생 10명 중 7명은 시력 1.0 미만, "칠판 글씨도 못본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학생들의 시력이 역대 가장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활동이 크게 줄어든 반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청 시간이 급증한 탓으로 분석된다.

29일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학교보건통계 조사에 따르면 2022학년도 일본 초·중·고등학생(전국 322만명) 맨눈 시력이 1.0 미만인 학생의 비율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맨눈 시력이 1.0 미만인 초등학생은 37.8%로 전년 대비 1.0%포인트(p) 증가했다. 중학생은 61.2%, 고등학생은 71.5%로 각각 0.7%p, 0.5%p 증가했다. 각 학년이 올라갈수록 시력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교실의 가장 앞 자리에 앉아도 칠판의 글자를 읽기 어려운 정도인 시력 0.3 미만 초등학생은 11.9%로, 2005년 조사 대비 2배로 증가했다. 한 학급에 35명의 학생이 있다면 4명은 칠판 글자를 읽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다.

최근의 시력 저하 원인으로는 근시의 예방에 기여하는 실외 활동의 감소와 스마트폰 및 태블릿 기기에서 게임, 동영상 시청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손으로 조작하는 기기는 근거리에서 오랜 시간 화면을 응시하기 쉽고, 이 때문에 근시 어린이와 청소년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누워서 스마트폰 등을 볼 때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기 쉽기 때문에 눈의 부담이 크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최근 1인 1대의 디지털 기기가 보급되면서 수업이나 가정 학습에 사용하는 학교가 늘어난 환경도 학생 시력이 낮아진 원인으로 꼽힌다.

카시와이 마리코 일본 안과의사회 상임 이사는 "성장기에 가까운 것을 계속 보면 각막에서 망막까지의 '눈축'의 길이가 늘어나 근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부과학성은 2021년 실증 연구를 통해 눈으로부터 30㎝ 이상 떨어지지 않는 경우 느끼는 눈의 피로는 종이 교과서보다 디지털 교과서의 경우가 더 강한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시력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문부과학성은 학부모와 어린이들에게 △눈과 기기를 30㎝ 이상 떨어뜨리기 △30분마다 1회는 화면에서 눈을 떼기 △취침 1시간 전에는 디지털 기기 사용을 삼가하기 등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한편 학생들의 비만 비율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표준 체중보다 20% 이상 무거운 '비만 경향'이 있는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은 13.9%로, 비교 가능한 데이터가 남아 있는 2006년 이후 최다를 나타냈다.
6학년 여학생은 10.4%로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2006년 이후 비만 경향을 보이는 어린이가 줄어들기도 했으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2020년에 장기 휴교가 이뤄지면서 비만 어린이 수가 크게 증가했다.


문부과학성은 "과거 결과와의 간단한 비교는 어렵다"며 "코로나로 인한 생활습관의 변화나 운동량 감소가 비만 경향에 영향을 미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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