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테크

"아파트값 숨고르기" 경기침체·고금리·거래량 감소에 매수심리 꽁꽁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30 15:54

수정 2023.11.30 15:54


서울 남산을 찾은 시민이 서울시내 아파트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남산을 찾은 시민이 서울시내 아파트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고금리와 경기침체 여파로 내년초까지 집값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주(27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이 23주만에 하락전환한 것을 기점으로 내년 봄 이사철까지 약보합의 숨고르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례보금자리론 축소, 집값 단기상승 피로감, 계절적 비수기 진입 등이 더해져 관망세가 짙어진 것도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금리의 인상우려에서 인하 기대감으로 국면이 전환된데다가 주택공급물량 감소, 전셋값 상승 등으로 낙폭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부산·세종 최고가 대비 수억원 뚝
11월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27일 기준) 전국 공표지역 176개 시군구 기준 아파트값 하락지역은 89개로 지난주(80개)보다 늘어났다. 보합지역도 같은 기간 7개에서 17개로 증가한 반면 상승지역(89개→70개)은 축소됐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경기·대전·강원 등을 제외하고는 전 지역에서 하락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28주만에 상승을 멈춘 가운데 인천의 하락폭이 컸다. 지난주 -0.05%에 이어 이번주 -0.07%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11월28일 연수구 '송도글로벌파크베르디움' 전용 84㎡는 8억1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11억9500만원) 대비 4억원 가량 떨어졌다.

서울에서는 노원·강북이 4주 연속, 도봉은 2주 연속 하락했다. 강남구는 지난주 -0.02%에서 이번주 -0.04%로 하락폭이 커졌다. 서초구도 0.02% 떨어져 하락 전환됐다.

지방에서도 수억원씩 떨어지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부산 연제구 '레이카운티' 전용 84㎡는 7억548억원에 거래돼 2021년 5월 최고가(13억5401만원) 대비 47% 떨어졌다. 2020년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 1위 세종 역시 약세다. '가락7단지프라디움' 전용 84㎡는 4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2020년 12월 8억5000만원 최고가 대비 4억원 가량 하락했다.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줄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월(1만7841건)에 바닥을 찍은 뒤 5월(4만706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8월(3만9277건), 9월(3만7269건), 10월(3만5454건) 등 3개월 연속 감소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특례론 축소에 고금리 등으로 매수자는 관망세로 돌아선 반면 매도자는 기존 호가를 유지하면서 거래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주택시장 내년 초까지 약세
전문가들은 내년초까지 아파트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 거래시장이 계절적 비수기인 겨울 초입에 진입해 숨을 고르고 있다. 내년 초까지 금리 인하 등 자금조달에 대한 명확한 신호가 없다면 하락세가 반전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인상 시그널 완화 등으로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국내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해 7회 연속 동결했다.

수도권 '공급난 우려'는 낙폭제한 전망에 한몫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10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 누계 인허가 물량은 27만3918가구로 전년동기 대비 36.0% 급감했다. 특히 10월 누계 수도권 착공 물량은 6만6441가구로 전년동기 대비 59.1%나 줄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내년에 신생아특례대출과 청년청약통장이 대기중이고 전셋값 상승, 금리 안정, 공급 물량 감소 등 다양한 호재도 있다"면서 "큰폭의 가격 하락보다는 '상저하고'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아파트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국의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0.08% 올랐고, 서울(0.16%)도 상승세를 보였다.
내년 입주물량도 크게 줄어 전세값 상승압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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