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승진 기뻐할 틈도 없다" 삼성·LG TV 수장들, 시험대 직면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1 05:00

수정 2023.12.01 05:00

트렌드포스, 올해 TV 출하량 2.1% 감소 전망
점유율 높은 삼성 9.8%, LG 7.4% 줄어들 듯
반면 中 하이센스와 TCL 각각 12.4%, 16.3% 증가
TV사업 위기 극복을 위해 사장으로 승진한 용석우 삼성전자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왼쪽)과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사장. 각 사 제공
TV사업 위기 극복을 위해 사장으로 승진한 용석우 삼성전자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왼쪽)과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사장. 각 사 제공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수요 침체로 부침을 겪고 있는 TV사업 위기 극복을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새로운 수장을 선임했지만, 처음부터 무거운 과제를 받아들 전망이다. 당장 올해 TV 출하량이 각각 9.8%, 7.4%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년 파리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있지만, TV 출하량은 0.2%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12월 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TV 사업 수장은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업부장을 맡고 있던 용석우 부사장을 사업부장이자 사장으로 승진 조치했다. 이에 앞서 LG전자도 HE 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박형세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더불어 실적 부침을 겪는 두 기업의 올해 사장 승진 인사는 각각 단 2명에 그쳤다. 그 중 한 명이 모두 TV사업 수장으로 임명됐다는 점은, 그만큼 TV 사업 위기 극복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TV시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수요 침체로 실적이 예년보다 낮다. 삼성은 올해 3분기 TV 시장 매출 글로벌 1위를 수성했지만, 과거 대비 점유율은 30% 밑으로 떨어지며 위태로운 상황을 연출했다. 삼성에 이어 2위를 기록하던 LG전자는 지난해 처음 출하량 기준으로 중국 TCL에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매출 점유율도 16.4%로 겨우 2위를 지켜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새로운 수장 선임으로 TV시장 위기 극복에 시동을 걸었지만, 당장 무거운 과제부터 받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TV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2.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세계 TV 출하량은 1억9700만대 밑으로 떨어진다.

더 큰 문제는 시장 점유율이 높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올해 TV 출하량을 3630만대로 예상하며 지난해 보다 9.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도 업계 1위 지위는 계속 유지하겠지만 시장 점유율은 1.2%p 낮아진 18.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 역시 OLED TV 판매가 전년 대비 30% 가까이 줄며 전체 출하량이 7.4% 감소한 2291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한국을 매섭게 추격하고 있는 중국 브랜드인 중국 하이센스와 TCL는 전방위 중저가 전략을 통해 출하량이 각각 12.4%(2700만대), 16.3%(2620만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트렌드포스는 "내년에는 파리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있지만 TV 출하량은 0.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TV 제조사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대형 TV 비중을 높이고 적자 모델 정리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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