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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증기에서 1시간만에 수소 1000L를 뽑아낸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30 17:05

수정 2023.11.30 17:05

에너지기술연구원 고온수전해 스택 개발
국내 소재·부품·설계 기술 적용해 국산화
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융복합소재연구실 김선동 박사팀이 고온에서 수증기를 전기분해하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전용 스택을 개발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융복합소재연구실 김선동 박사팀이 고온에서 수증기를 전기분해하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전용 스택을 개발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융복합소재연구실 김선동 박사팀이 고온에서 수증기를 전기분해해 1시간만에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장치를 개발했다. 특히 고온수전해 스택은 에너지기술연구원이 자체적으로 설계했으며, 스택 제작에 필요한 밀봉재, 금속분리판 등의 주요 부품은 모두 국내 소재와 설계·제조 기술로 만들었다.

11월 30일 에너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이 고온수전해 스택은 수증기 분해에 최적으로 설계돼 해외 기술에 비해 낮은 작동 온도로도 높은 수소 생산효율을 가지고 있다.

차세대 수전해 기술로 꼽히는 고온수전해 기술은 수증기를 전기분해하는 방식이다.
850도에 이르는 고온의 수증기를 활용하기 때문에 저온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즉, 높은 효율을 통해 대용량의 수소를 생산하는데 적합한 기술이다.

연구진은 고온수전해의 연료인 수증기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연료인 수소와 매우 큰 유동 특성 차이를 가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고온수전해 스택 기술은 유사 기술인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의 설계를 그대로 도입해 제작되고 있다. 하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고온수전해 스택은 초기 설계 단계부터 수증기 전기분해에 최적화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수증기는 수소보다 부피가 크고 점성이 낮아 스택 내부에서 수증기가 잘 흐르지 못하면 셀의 촉매 층에 고르게 퍼지지 못해 효율이 떨어진다. 연구진은 수증기 유동 특성에 최적화된 분리판을 설계해 뛰어난 성능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스택에 대한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스택에 대한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이 고온수전해 전용 스택은 대용량 수소 생산에 적합한 형태의 전극 지지형 셀을 적용했다. 연구진은 "이는 해외 기술 대비 100~200도 낮은 650~750도에서 작동해 소모 전력은 줄이면서도 수소 생산 효율은 우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스택이 750도의 온도에서 작동할 경우, 하나의 셀로부터 저위발열양 기준 100%에 달하는 전기 효율로 시간당 약 32L 의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스택은 30개의 셀로 구성되는데, 이 경우 시간당 약 1000L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김선동 박사는 "저렴한 그린수소 대량생산을 위한 고온수전해 기술 상용화가 곧 현실이 될 것"이라며, "이번 성과는 우리나라의 고온수전해 기술을 강화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고온수전해 스택 개발사업은 에너지기술연구원이 총괄 주관기관으로 국내 9개의 산·학·연이 참여하고 있으며, 고온수전해 기술의 선도국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기술의 국산화, 기술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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