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저건 뭐지?"..시골 농지에 수상한 농막, 성매매 광고 사이트 사무실이었다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1 09:21

수정 2023.12.01 09:21

A씨가 사무실로 사용한 경북 영천 소재 농막/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연합뉴스
A씨가 사무실로 사용한 경북 영천 소재 농막/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시골 농지에 직접 농막을 짓고 수년간 가입 회원 32만 명 규모의 불법 성매매 광고 사이트를 운영하며 수십억원을 챙긴 일당이 검거됐다.

6년간 성매매 광고사이트로 76억 범죄수익

1일 경기남부경찰청 풍속수사팀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총책인 50대 A씨와 사이트 관리·개발자 40대 B씨, 자금 인출책 40대 C씨 등 3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인출책 1명과 범행 초기 사이트 개설에 협조한 1명 등 2명도 함께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2017년부터 올해 10월까지 6년간 불법 성매매 광고 사이트를 운영하며 약 75억7000만원의 범죄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이 운영한 사이트는 가입 회원 32만 명 규모로 확인됐으며, 이들은 게시글 작성 등 활동 실적에 따라 할인권과 무료 쿠폰 등을 제공하며 사이트 이용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전국 5482개 성매매 업소와 제휴를 맺고 매월 20만원의 광고비를 받으며 범죄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 영천 농지에 농막 짓고 사무실로

A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일반 시민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영천 소재 외진 농지에 직접 농막을 짓고 사무실로 사용했는데, 이곳에 장기간 숙식을 해결할 수 있도록 물과 음식을 갖추고 컴퓨터와 노트북, 외장하드 등을 구비해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범죄 수익금을 전하기 위한 모든 연락은 텔레그램 등 익명성이 보장되는 통신수단을 사용했으며, 서버 IP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해외 서버 대여 업체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범죄 수익금 세탁을 위해 전문 자금 세탁조직에 매달 3000만원의 수수료를 내며 수익금 인출을 의뢰했고, 여기에 사용된 대포통장은 약 22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7월 단속에 적발된 한 성매매업소의 계좌를 조사하던 중 A씨 일당과의 거래 내역을 확인하고 수사한 끝에 이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해 지난달 8일 송치했다.

인적 드문 시골마을에 설치한 농막에서 성매매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붙잡혔다. 경찰이 현장에서 압수한 현금만 10억7000만원에 달했다.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뉴스1
인적 드문 시골마을에 설치한 농막에서 성매매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붙잡혔다. 경찰이 현장에서 압수한 현금만 10억7000만원에 달했다.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뉴스1

경찰은 A씨 주거지에서 현금 약 9억7000만원을, B씨가 사용한 사무실에서 현금 1억원을 발견해 총 10억7000만원을 압수했다.

경찰은 나머지 범죄수익금 약 65억원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아 환수 조치했으며, 추후 국세청에도 관련 과세 자료를 통보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 이들은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 일부를 주식 투자와 아파트·토지 매입, 고가의 외제차량 구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성매매 광고 행위에 대해 계속해서 수사하고, 적발 시 사이트를 즉각 폐쇄할 것"이라며 "일반인이 불법 사이트에 가입해 이용할 경우 성매매 혐의로 처벌될 수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이어 "보이스피싱 등 다른 범죄에 개인정보 등이 악용될 수 있으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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