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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민생 아랑곳 없이 정치 공세 올인하는 거대 야당의 폭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1 15:03

수정 2023.12.01 19:40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소추 절차.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소추 절차.


[파이낸셜뉴스] 내년도 예산안이 탄핵과 거부권이라는 두 가지 악재를 만나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야당의 탄핵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2·3조 개정안) 및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 되면서 예산안은 결국 법정처리시간(12월 2일)을 지키지 못하고 당분간 표류할 게 분명해졌다.

민생은 아랑곳 않는 여야 대치는 내년 4월 총선까지 쭉 이어질 공산이 높다. 한 치의 양보 없는 극한 기싸움 양상이다. 여기에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특검)이 대기 중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쓸 수도, 쓰지 않을 수도 없는 곤혹스러운 시간이다.
국회에 부의된 쌍특검 법안은 12월22일 이후 열리는 첫 본회의에 자동 상정될 예정이다.

정쟁이 거듭되면서 가장 시급한 과제인 예산안 처리가 뒷전으로 밀리는 게 큰 일이다. 지난해의 경우 국회 선진화법 도입 이후 가장 늦은 12월24일에 통과된 데 이어 올해에도 657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하염없이 뒤로 밀릴 형편이다. 여야는 합의 불발을 이유로 처리를 미루며 서로의 잘잘못만 탓하고 있다.

탄핵안은 불발됐다. 윤 대통령은 12월 1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안을 재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168석이라는 압도적 의석으로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킬 계획이었으나 이 위원장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탄핵은 무산됐다. 탄핵안 통과 시 수개월간 방통위원장의 직무 정지로 방통위가 식물 상태에 빠지는 것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이다.

방통위는 기존에도 상임위원 정원 5명 중 3명이 공석이었으며 이 위원장까지 사퇴하면서 1인 체제가 돼 안건 의결은 불가능하다. 연말 주요 지상파 재허가 심사, 내년 상반기 종편 채널A와 보도전문채널 연합뉴스TV·YTN 재승인 심사에 줄줄이 차질이 예상된다. 인허가를 받지 못한 방송사들이 불법 방송을 해야 하는 비정상적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의 파장도 만만찮다. 정부는 이날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재가했다. 당장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예정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회의에 불참을 통보하는 등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정부와 여당이 민의를 저버렸다"라고 비판했다. 노동개혁 전망이 밝지 않다.

예산안을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에 처리해야 한다는 헌법 제45조는 사문화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예산안이 법정시한 내에 통과한 것은 2014년과 2020년 두 번뿐이다. 예산안이 정치적 흥정의 대상으로 전락한 건 유감이다.
국정운영의 지향점을 담고 있고, 국민의 일상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예산안이 매년 벼락치기식으로 늑장 처리되는 것을 언제까지 보고 있어야 하나. 예산안과 민생법안을 볼모 삼는 삼류 정치의 반복이 안타깝다. 무기력한 여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겠지만, 거대 야당의 브레이크 없는 폭주는 우려스럽다.
투표권자인 국민을 무시하는 폭거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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