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한화 이글스의 '파이어볼러' 문동주(20)는 프로 두 번째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신인상을 휩쓸고 있다. 위상이 한층 높아졌는데, 문동주는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며 야구에만 집중하겠다는 자세다.
문동주는 지난해 부상 탓에 13경기 28⅔이닝에서 1승3패 2홀드 평균자책점(ERA) 5.65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해 건강한 몸으로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한화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은 올 시즌에 23경기 118⅔이닝 8승8패 ERA 3.72로 활약했다.
10월부터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잇따라 태극마크를 달고 에이스 역할을 수행했다.
다방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문동주는 지난달 27일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이어 11월30일 스포츠서울 시상식에서도 '올해의 신인'으로 뽑혔다.
앞으로 시상식이 몇 개 더 남아 있어 문동주는 한동안 바쁜 일정을 더 소화할 전망이다.
시즌 내내 운동에만 몰두하던 선수가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시상식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절로 어깨가 으쓱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문동주와 같이 이제 막 20대가 된 선수의 경우 마인드 컨트롤이 더 어렵다.
역대 신인상 수상자 중에선 일찍부터 찾아온 인기에 취해 기량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평범한 선수로 전락한 사례도 일부 있다.
문동주도 이 점을 인지하고 있다. 본인에게 쏠리는 관심이 싫지 않지만 성적이 따라오지 않으면 지금의 인기가 한 번에 사라질 수 있기에 야구에 더 신경쓰려 한다.
문동주는 "최근 각종 시상식을 다니면서 기분이 들뜨고 싶지 않은데 나도 모르게 들뜨게 된다. 기쁘지만 한 편으로는 또 걱정도 되고 생각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보다 길거리에서도 팬들이 날 많이 알아봐 주신다. 이런 때 내가 행동을 잘못하면 또 다른 오해가 생길 수 있기에 자세를 더 낮춰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요즘 헤어, 메이크업을 위해 미용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데 나는 힘들더라. 역시 야구선수는 야구할 때가 제일 편하다. 내 본분인 야구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웃었다.
주위에서는 이제 한국 야구에 '문동주의 시대'가 열렸다고 하지만 정작 본인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아직 보여준 성과가 적다는 게 스스로 내린 평가다.
문동주는 "내가 신인왕을 받았다고 해서 어떤 위치에 올라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아직 프리미어12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같이 큰 국제대회를 경험해본 것도 아니다"며 "올해 쌓은 경험들로 큰 대회에서도 성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들이 날 좋아해주시는 만큼 부담감이나 책임감도 많이 생긴다. 이런 부분을 동기부여로 삼아서 내년 시즌에 더 업그레이드된 선수가 되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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