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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조희대 후보 청문회… 2개월 넘은 사법수장 공백 메울까[법조 인사이트]

서민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3 18:53

수정 2023.12.03 18:53

중도 보수 성향의 '원칙주의자'
여당 의원들 이틀간 송곳 질의
임명 후 정년 탓 '2027년 퇴임'
尹, 퇴임 전 후보 또 지명할 듯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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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사진)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이번 주에 열린다. 지난 1일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이 취임한 데 이어 조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며 양대 사법 수장 공백이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중도 보수 성향의 '원칙주의자' 평가

3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대법원장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 특별위원회는 오는 5~6일 양일간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

앞서 지난달 14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에 조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제출했고, 국회는 같은 달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인사청문 실시 계획서를 채택했다.

1957년생인 조 후보자는 경북 경주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1년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6년 서울형사지법 판사로 임용됐다.


이후 서울민사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구지법원장 등을 거쳤다.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4년 3월 대법관으로 임명돼 6년 임기를 마치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를 지내고 있다.

조 후보자는 중도 보수 성향의 원칙주의자로 꼽힌다. 재판 업무에 충실하고 주변 관리가 철저해 법원 안팎에서 '선비형 법관'으로 불리기도 한다.

대법관 재직 시절에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주로 보수적인 의견을 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체제에서는 보수색채가 뚜렷한 소수의견을 개진해 '미스터 소수의견'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조 후보자는 자신의 보수색채에 대한 우려를 두고 "한평생 법관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좌나 우에 치우치지 않고 항상 중도의 길을 걷고자 노력했다"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오랜 법관 생활에도 선후배는 물론, 진영에 상관없이 좋은 평가를 받는 분"이라며 "특히 후배 법관들 사이에 인망이 높다"고 말했다.

■2개월 넘게 이어진 대법원장 공석…이번엔 국회 문턱 넘길까

대법원은 지난 9월 24일 김명수 전 대법원장 퇴임 이후 2개월 넘게 수장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윤 대통령은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후보자로 지명했지만, 재산신고 누락 의혹 등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1일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이 취임하면서 양대 사법 수장 공백 사태는 해소된 상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1월 유남석 전 소장이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퇴임하면서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사법부 최고기관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수장 동시 공백' 사태를 맞은 바 있다.

조 후보자의 청문회를 앞두고 여당 의원들은 사법부 수장 공백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사법부 수장의 공백이 두 달 이상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청문회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사법 수장 공백이 하루빨리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송곳 검증'을 예고한 상태다. 일각에선 조 후보자의 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조 후보자는 2027년 6월 정년이 도래해 6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법조계에선 조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윤 대통령이 2027년 5월 퇴임 전 차기 대통령과 협의해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를 지명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부 최고수장으로 대법원장 권한이 막강하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 퇴임 후 6년을 역임할 대법원장 지명에 윤 대통령이 영향을 미치기 위해 임기 3년 6개월짜리 대법원장을 지명한 건 법이 정한 대법원장 임기를 위반하는 지명"이라며 "차기 대통령 권한을 침해하고 10년 가까이 자신의 의도에 따라 사법부가 운영되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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