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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개 호흡기 질환 급증..신종 바이러스 유행 조짐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4 08:41

수정 2023.12.04 08:41

미국 캘리포니아주 델마르에서 개와 산책하는 주민들/사진=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델마르에서 개와 산책하는 주민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중증 개 호흡기 질환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신종 바이러스 유행 가능성까지 제기돼 수의학계가 발병 원인 파악에 나섰다.

3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최근 미국 곳곳에서 기침과 눈 충혈 등 사람의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개 호흡기 질환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콜로라도주립대 수의과대학의 반려동물 연구센터 소장인 전염병 전문가 마이클 래핀 박사는 "콜로라도에서 올해 9∼11월 개 폐렴 사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배 늘었다"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대 응급의학 및 중환자 치료과장인 데버라 실버스타인 박사는 "개 인플루엔자와 보데텔라, 마이코플라스마 등 여러 병원균에 동시 감염돼 중증 질환에 걸리는 개들이 늘고 있다"면서 "이는 지난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인플루엔자·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삼중 유행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보험회사인 '트루페니언'도 "보험금 청구 데이터상 여러 주에서 중증 호흡기 질환을 앓는 반려견 수치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수의학자들은 프렌치 불도그와 퍼그 등 얼굴과 코가 납작한 단두종이나 노령견, 기저 폐 질환을 가진 개들의 감염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호흡 곤란 또는 식사 거부 등을 확인하면 개를 곧바로 수의사에게 데려갈 것을 권고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팬데믹 기간 이동 제한 조치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노출되지 않은 상황이 감염에 대한 개들의 저항력 약화를 불러왔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개 백신 접종률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신종 바이러스 유행 가능성도 제기됨에 따라 전문가들은 개 호흡기 질환 발병 원인 파악에 나섰다.


뉴햄프셔 대학교 과학자들은 뉴잉글랜드주에서 발생한 소수의 사례에 근거해 "더 많은 곳에서, 더 다양한 샘플을 통해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으며, 오리건주립대와 콜로라도주립대, 펜실베이니아대 등 연구원들은 개 호흡기 질환 발병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많은 보호자가 아픈 개를 동물병원이나 전문 센터에 데려가거나 진단 검사 비용을 지불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 사태를 악화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트루페니언 측은 "심각한 상태에 놓인 개 치료비는 최대 2만 달러(약 2600만원)에 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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