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세명의 거장 '세종의 노래' 위해 뭉쳤다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4 18:09

수정 2023.12.11 12:59

손진책·국수호·박범훈 의기투합
칸타타로 재탄생한 월인천강지곡
무용단·관현악단 등 313명 참여
'세종의 노래:월인천강지곡' 제작에 참여한 연출가 손진책, 안무가 국수호, 작곡가 박범훈(사진 왼쪽부터). 국립극장 제공
'세종의 노래:월인천강지곡' 제작에 참여한 연출가 손진책, 안무가 국수호, 작곡가 박범훈(사진 왼쪽부터). 국립극장 제공
"600여년 전 노래가 동시대 관객에게 와닿게 하고, 칸타타이지만 총체성을 띤 무대로 지금껏 보지 못한 신선한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손진책 연출)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을 포함해 무려 313명 예술가가 한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 기념작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을 통해서다.

'세종의노래'는 576년 전 세종대왕이 직접 쓴 '월인천강지곡'을 바탕으로 한다. 독창·중창·합창과 동서양 관현악이 결합한 칸타타(교성곡)로, 서곡과 8개 악장으로 구성된다. 초대형 공연을 위해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세 거장, 작곡가 겸 지휘자 박범훈, 연출가 손진책, 안무가 국수호가 의기투합했다.


박범훈이 2년에 걸쳐 작곡한 미발표곡 '월인천강지곡'을 중심으로 손진책이 극 공연 못지않은 무대·영상·조명·의상 등을 펼쳐내며, 안무가 국수호가 완성한 다채로운 움직임까지 더해져 통념을 깨는 현대적인 무대가 될 전망이다. 국악관현악단과 서양 오케스트라가 합쳐진 관현악단 97명을 중심으로 합창단 174명, 창극단 11명, 무용단 31명 등 출연자만 313명에 달한다.

'마치 달이 천 개의 강에 비추는 것과 같다'라는 의미를 지닌 '월인천강지곡'은 세종이 먼저 떠난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한글로 지은 찬불가로, 석가모니의 전 생애를 담고 있다. 훈민정음 창제 직후인 가장 이른 시기에 활자로 간행됐다는 점에서 초기 국어학과 출판·인쇄 역사에서 사료적 가치가 커 국보로 지정됐다.

국립극장 측은 "제작진이 월인천강지곡에 녹아든 군주의 외로움과 지아비의 지고지순한 순정, 한글이 만백성에게 전파되기를 바란 마음에 주목했다"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사랑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세존(석가모니의 다른 이름)과 소헌왕후 역은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 김준수와 이소연이 각각 맡는다.
세종 역의 김수인을 비롯해 민은경·유태평양 등 창극단 주역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다양한 인물을 노래한다. 창법과 곡 해석 등 노래 지도는+ 박범훈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김성녀가 맡았다.


손진책 연출은 "단순한 국악 콘서트가 아닌 '씨어트리컬 콘서트'로 꾸미기 위해 어떻게 총체성을 띤 무대로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며 준비했다"고 밝혔다. 공연은 29~3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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