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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물가 상승률 3.3%...'장바구니 물가' 부담 여전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5 11:18

수정 2023.12.05 11:18

통계청 11월 소비자물가 동향
석유류 가격 안정세 전체 물가 끌어내려
신선식품지수 지난해보다 12.7% 급등
과일 등 농산물 가격 여전히 고공 행진
체감물가 가까운 생활물가도 4% 올라
[서울=뉴시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100)로 1년 전보다 3.3% 올랐다. 소비자물가가 4개월 연속 3%대를 지속했지만 상승폭이 둔화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100)로 1년 전보다 3.3% 올랐다. 소비자물가가 4개월 연속 3%대를 지속했지만 상승폭이 둔화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1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넉달 만에 꺾이면서 3.3%로 떨어졌다. 하지만 신선 식품 등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되는 지수들이 지난달에 이어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이며 넉달 째 3%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3년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2.3%까지 하락해 저점을 찍었다가 여름철 기상 이변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8월 3.4%, 9월 3.7%, 10월 3.8%로 상승 폭을 키웠다.

지난달 오름폭이 꺾인 배경은 물가지수 품목 중 가중치가 높은 석유류 가격 안정세 영향이 크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5.1% 내리면서 전체 물가를 0.25%포인트 떨어뜨렸다. 지난 10월부터 국제 유가가 진정되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 8월 초 수준으로 하락했다. 전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1.11% 하락한 배럴당 73.25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9월 배럴당 93.68달러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2개월 만에 21.8%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농산물값이 계속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 지수들은 지난달에 이어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신선어개·채소·과실 등 계절이나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 55개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올랐다.

지난달 상승 폭(12.1%)을 웃도는 수준으로, 지난해 9월(12.8%)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높다. 특히 신선 과실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 뛰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전년 동월 대비 6.6% 올랐다. 지난달(7.3%)에 비해선 상승 폭이 낮아졌다. 하지만 농산물 물가만 보면 13.6% 오르며 지난 2021년 5월(13.9%) 이후 30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과실은 1년 단위로는 크게 떨어지긴 해도 단기간에 하락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과실이 전월 대비로는 9.1% 큰 폭 하락하기는 했는데, 전년 대비로는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 상승률은 3.3%로, 전월(3.6%) 대비 소폭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0% 올랐다. 전월(3.2%)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 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4.0% 올랐다. 전월(4.0%) 대비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김 심의관은 "11월 소비자물가는 총지수 외에도 두 가지 근원물가 측면에서 10월보다 하락했다"며 "기조적 측면에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도 별도의 보도자료에서 "추세적 물가를 보여주는 OECD 기준 근원물가(3.0%)가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하는 등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미국(10월 4.0%), 유럽연합(4.8%), 영국(5.8%) 등 주요국의 근원물가와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장보현 기재부 물가정책과 과장은 "근원 물가 안정세, 최근 국제 유가 흐름 등을 고려하면 12월에도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다만 겨울철 기상 여건, 유가 변동성 등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 및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추세적인 물가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물가는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3.0%까지 낮아졌다"며 "향후 추가적인 외부 충격이 없는 한 추세적인 물가 안정 흐름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나나, 닭고기, 대파 등은 11월에 시행한 할당 관세 물량이 신속히 반입되도록 유도하는 한편, 12월 초중순 종료 예정이었던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과 수산물 온누리 상품권 환급 행사를 예비비를 활용해 연말까지 연장하겠다"라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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