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배터리 없는 생체 이식 기기, 초음파로 작동한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5 16:19

수정 2023.12.05 16:19

POSTECH 박성민 교수, 실험쥐에 생체 이식해 작동 성공
영상용 초음파로도 작동 가능… 배뇨활동 이상증상 완화
POSTECH 박성민 교수이 만든 생체 이식형 의료기기 부품은 초음파로 정전기를 만들고 이를 다시 전기를 만들어낸다. 이 부품은 가로 17㎜, 세로 17㎜, 높이 5㎜ 정도 작게 만들었다. POSTECH 제공
POSTECH 박성민 교수이 만든 생체 이식형 의료기기 부품은 초음파로 정전기를 만들고 이를 다시 전기를 만들어낸다. 이 부품은 가로 17㎜, 세로 17㎜, 높이 5㎜ 정도 작게 만들었다. POSTECH 제공
[파이낸셜뉴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융합대학원 박성민 교수팀이 배터리 대신 초음파로 작동하는 생체 이식 전자기기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과민성 방광 장애를 앓고 있는 실험쥐에 생체 이식 신경자극기를 삽입한 뒤 일반 영상용 초음파 수준인 500㎽/㎠으로 작동시키는데 성공했다.
이 기기로 실험쥐의 배뇨 활동 이상 증상을 완화시켰다.

5일 POSTECH에 따르면, 심장이나 뇌 등 몸속에 이식하는 전자기기는 생리 신호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조절해 파킨슨병 등 난치병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한 번 이식한 전자기기는 기술적 한계로 영구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박성민 교수는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 기반 에너지 전송 기술로 이식형 의료기기 분야 난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전파 대신 진단과 치료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이미 안전성이 검증된 초음파에 주목했다.

일정한 전압이나 전류가 가해지면 내부에서 전하를 축적하고, 외부 전압이 사라지면 축적된 전하를 방출하는 고분자와 세라믹 소재를 사용해 약한 초음파에도 반응하는 정전기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초음파를 받아 층 간 마찰로 정전기를 만들고, 이 정전기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해 생체이식 기기를 작동시켰다. 전기를 만들어내는 이 부품은 가로 17㎜, 세로 17㎜, 높이 5㎜ 정도로 만들었다.

이번 개발에 함께 한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김상우 교수는 "생체적합성이 매우 우수한 소재로 만든 기기는 기계적, 화학적 안정성이 높아 오랜 기간 치료가 필요한 다양한 질병 치료에 용이하다"며 "장기 안정성이 확보된 비(非) 배터리형 초소형 기기는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 시장에 새로운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개발한 생체 이식 전자기기는 POSTECH 박성민 교수와 이지호 통합과정생, 연세대 김상우 교수, 성균관대 김영준 박사·황준하 통합과정생이 함께 개발했다.
연구진은 초음파로 작동하는 정전기 소재 생체이식 전자기기를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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