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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스쿨존 참사 1년… 아무것도 나아진게 없다

사고 예방 노력도 답보 상태.. 계류된 '동원이법' 폐기 수순
유가족만 남은 숙제 풀기 매진.. 장학회 세우고 어려운 학생 지원
"동원이가 마치 어제 하늘나라에 간 것 같습니다. 너무 보고 싶고, 너무 그리워하며 힘들게 지내고 있습니다." (고 이동원군의 아버지 이대승씨)

지난해 12월 2일, 서울 강남구 언북초 스쿨존에서 이동원군이 음주운전 차에 치여 숨졌다. 사건 자체가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1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스쿨존 사고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스쿨존 안전 개선을 위해 숨진 이동원군의 이름을 딴 '동원이법'도 발의됐지만,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1년째 통과 못한 '동원이법'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남 스쿨존 사건' 관련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7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피의자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과 같이 A씨의 뺑소니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했다. 여기에 "하나의 교통사고를 낸 경우 각 과실마다 별개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며 1심의 유죄 부분에 직권 파기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판결을 앞두고 이뤄진 '기습 공탁'도 제한적으로나마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항소심에 검찰이 상고하면서 '강남 스쿨존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유족들은 참담해했다. 동원군의 아버지 이대승씨는 "동원이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주길 바랬는데 판결은 역행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반드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2심 감형으로 '음주운전 괜찮다', '공탁금 많이 내면 된다' 등 잘못된 메시지를 주지 않을까, 5년이라는 판결이 과연 이 시대가 요구하는 '안전'이 반영된 것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공탁금을 받지 않겠다는 의지를 몇번이나 밝혔는데, 피해자 측이 원하지 않는 공탁금이 왜 판결에 고려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판결로 인해 가족들이 더 비참하고 슬픈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쿨존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노력도 답보상태다. 이른바 '동원이법'이 국회 문턱을 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피해자 이름을 딴 '동원이법'은 지난 1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 했다. 법안에는 △스쿨존 보도 설치 의무화 △방호 울타리 우선 설치 △교차로 무인 교통단속용 장비 설치 의무화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법안은 국회에서 계류하다 현재 '대안반영폐기'상태로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섰다. 소관위 회의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고 한다.

■동원군 이름 딴 장학회 출범

현재 유족은 '어린이가 안전한 세상'이라는 동원군이 남겨준 숙제를 해나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동원군의 이름을 딴 '동원장학회'를 만들었다. 장학회는 매달 형편이 어려운 학생 12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씨는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으면 정말 몸의 일부분이 떨어진 것 같은 큰 고통을 느끼게 된다"며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고, 안전한 운전문화를 정비하고 음주운전은 정말 절대 하면 안된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