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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본격 노출되는 PF 부실, 옥석 가려 연착륙 시켜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7 18:07

수정 2023.12.07 19:52

회생 불가능 사업장 연장 중단하고
정상화 가망성 있는 기업은 지원을
금융업계의 뇌관인 부동산 PF 대출 부실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사진=뉴시스
금융업계의 뇌관인 부동산 PF 대출 부실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사진=뉴시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 부실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건설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공사가 중단돼 자금경색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경매와 공매 시장에 만기를 미룬 사업장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 경제에 폭탄을 터뜨릴 수 있는 '뇌관'인 PF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금융위기 상황이 닥칠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금융권 PF 대출 잔액은 133조1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조5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금융권 PF 대출 연체율도 2.01%에서 2.17%로 0.16%p 상승했다. 특히 증권사 연체율은 17.28%까지 치솟는 등 부실에 대한 경고음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캠코나 경·공매로 처분되는 브리지론 토지 매매가는 대출금액의 30∼50%인데, 이는 고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브리지론 중 그만큼 금융사의 최종 손실로 확정된다는 뜻이다. 브리지론은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토지 매입 등 초기자금을 대는 대출을 말한다.

그동안 만기연장으로 버텨온 30조원 규모 브리지론의 최대 절반가량, 즉 15조원 규모가 최종 손실 처리될 수 있다는 말이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금융당국은 최근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5대 금융지주를 비롯해 건설사, 2금융권 등 시장 참가자들과 릴레이식으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지금까지 당국은 만기를 연장하면서 부실을 이연시켜왔다. 시장이 좋아질 때까지 시간을 벌어준다는 계산이었지만, 시장 상황은 전혀 호전되지 않고 있다.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에게 인공호흡기를 달아놓고 있는 격이다.

정부로서도 이제 양단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마냥 연기에만 매달리다 보면 금융사들의 손실을 더 키울 수도 있다. 사업성이 크게 떨어져 도저히 가망이 없는 부실은 일찌감치 터뜨려야 더 큰 부실, 감당하지 못할 상황을 막을 수 있다. 이른바 손절매와 같은 의미다. 만약 부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진다면 금융권 전체에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상상을 뛰어넘는 충격을 줄 수 있다.

한계기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정리할 것은 빨리 정리해야 한다. 금융당국도 만기 연장만 고수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한다. 동시에 부실이 터지는 경착륙이 아닌, 충격을 덜 주는 연착륙을 위해서는 경매와 공매를 통한 조기 사업정리가 필요하다. 반대로 정상화 가망이 있는 사업장은 만기를 연장해 주고 신규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정상적인 절차를 진행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

중요한 것은 부실 처리와 정상화를 놓고 옥석 가리기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엉뚱한 사업장이 피해나 이익을 보지 않도록 대주단과 긴밀히 협의해 지원대상과 퇴출대상을 잡음이 없도록 분류해야 한다. 경제가 어려울 때 이런 일은 다반사다. 상처를 빨리 도려내는 것이 몸 전체의 감염을 막는다는 교훈을 우리는 외환위기나 금융위기를 겪으며 뼈저리게 체험했다.

물론 큰 고통이 따른다. 고통을 감내하면서 과감하게 구조조정한 결과 우리는 위기를 극복하고 그 전보다 더 나은 국가를 건설할 수 있었다.
자칫 때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부동산 경기도 마냥 고꾸라지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때 가서 다시 중단된 사업들은 진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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