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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반도체 경기 회복할 때 기술·사람 투자 가속화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7 18:07

수정 2023.12.07 18:07

내년 세계시장 13% 성장 전망 나와
'물 들어 올 때 노 저어라' 뜻 새겨야
반도체 가뭄이 끝나려는 모양이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6일(현지시간) 10월 세계 반도체 매출이 466억달러(약 61조3000억원)로 전월보다 3.9% 늘었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로 8개월 연속 증가다. 내년 매출 시장 전망치는 더욱 가슴을 설레게 한다. SIA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시장의 내년 매출은 5884억달러(약 774조원)를 기록해 올해보다 13.1%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무려 두자릿수 성장이다.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극심한 부진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 규모를 축소시켰다. 무역수지도 반도체 부진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반도체 업종이 미치는 위력을 실감했다. 그러다가 지난 10월 이후 메모리반도체의 고정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반도체가 실적이 살아나고 있다. 실제로 11월 수출은 1년 전보다 7.8% 증가한 558억달러(72조5958억원)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늪에 빠졌던 수출이 플러스로 회복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야말로 반도체 귀환 효과다.

내년 소식은 눈과 귀를 더욱 번쩍 뜨이게 한다. 스마트폰 신제품과 인공지능(AI) 서버용 제품 수요 확대 등 글로벌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시장 전망이 좋으니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실적도 긍정적이다. 한국 주식시장 전망도 밝다. 반도체가 잘나가면 시설투자도 늘고 덩달아 취업 시장에도 봄바람이 분다. 워낙 대규모 산업이라 국가경제에 미치는 낙수효과도 크다. 내년도 반도체 시장이 두자릿수로 성장한다는 소식이 기쁜 이유다.

그러나 반도체 시장 전망에 마냥 좋아할 때가 아니다. 시장 수요가 늘어난다는 사실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전년 대비 상승 수치에는 항상 거품이 끼어 있기 마련이다. SI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연간 매출은 5200억달러(약 684조원)로 지난해보다 9.4% 감소할 전망이다. 전년도 반도체 장사를 망쳤으니 다음 해 시장이 좋아지는 기저효과를 감안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쨌든 시장 수요가 살아난다고 하니 국가경제로서는 분명한 호재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했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선행투자가 아낌없이 이뤄져야 한다. 세계 각국의 '반도체 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국가 간 진영 간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첨단기술을 놓고 살벌한 안보경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과 사람이다. 시장 환경과 무관하게 평소에 첨단기술 개발과 반도체 핵심인재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 반도체 시장이 어려울 때 기술과 인재 확보를 떠들다가 시장이 좋아지니 긴장감이 떨어질까 걱정이다.
반도체는 전형적인 경기순환적 산업이다. 시장 환경에 따라 사이클이 민감하게 작동하는 곳이다.
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기술과 인재 확보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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