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언론과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다 우연히 기자가 된 저자가 자신이 경험한 언론계 속살을 풀어내고 저널리즘이라는 업(業)의 본질을 담아 낸 책 '어쩌다 기자가 된 사람을 위한 쉬운 기사 작성법'이 나왔다.
저자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대기업에 다니다 10여년간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그리고 '어쩌다' 기자가 되었다. 늦깎이 기자가 된 그는 매일같이 밤늦게 홀로 남아 기사 쓰는 법을 탐구했다. 그 과정에서 존경할 만한 선배들을 만났고, 그들의 가르침을 자기 것으로 소화해 나름대로 정리한 결과물을 담아 이 책을 썼다.
'쉬운 기사 작성법'이라는 제목과 달리 기사 작성법은 가장 마지막 파트에 배치돼 있다. 그 앞에는 '기자의 길'과 '기자의 시선'이 놓여 있다. 저자는 업의 본질에 대한 진지한 탐구 없이 기술만 습득하는 행동을 경계한다. 기자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시각과 자세를 먼저 탑재한 후 글 쓰는 기술을 배우는 게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한 가지 특기할 만한 점은 저자의 독특한 경력에서 나오는 조언이다. 저자는 기자와 공보담당자 두 업역을 모두 경험했다. 그래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양측의 입장을 다루며 바람직한 기자와 PR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다.
기자와 공보관은 반드시 신뢰 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유착해서도 안 된다고 평가한다. 불가근불가원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가 적절한 선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기사 작성법이다. 기사를 쓸 때 힘을 뺄 것, 군더더기는 날릴 것, 리드는 짧고 강하게 쓸 것 등 여러가지 실용 지식이 가득하다.
책에는 기사문 예시가 수록돼 있어 작성법이 실제 적용됐을 때 어떻게 기사가 나오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식으로 문장을 써야 하는지 다양한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마치 선배 기자가 옆에서 직접 첨삭을 해주는 듯한 섬세함이 느껴진다.
'쉬운 기사 작성법'은 단순한 작법서가 아니다.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함께 정도에서 벗어난 언론계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담겨 있다. 저자는 줄곧 스스로를 '어쩌다 기자가 된 사람'이라고 겸손하게 표현한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진정성과 애정이 느껴진다. 중요한 것은 이 일을 하게 된 동기가 아니라 일에 임하는 자세다. 이 책은 기자 지망생뿐만 아니라, 현직 기자들에게도 기자라는 직업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