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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소비자물가 2개월 연속 '마이너스'..커지는 'D의 공포'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0 10:43

수정 2023.12.10 10:43

- 11월 소비자물가 -5.0%로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낮아
- 같은 달 생산자물가는 14개월째 마이너스 벗어나지 못해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대형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정지우 특파원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대형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정지우 특파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소비자물가가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감소 폭도 키웠다. 생산자물가는 14개월째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 정부가 백방의 정책을 꺼내도 물가는 떨어지면서 경제활동도 침체되는 디플레이션 우려는 점차 고조되는 형국이다.

10일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동월대비 -0.5%로 집계됐다.
전월과 전망치 -0.2%를 모두 밑돌았다.

중국의 월간 CPI는 지난 7월 -0.3%로 2년 6개월 만에 최저점을 찍은 뒤 8월 들어 0.1%로 반등했다. 그러나 한 달 만에 다시 0.0%로 떨어진 후 10~11월 2개월째 마이너스로 집계됐다. 11월의 수치는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11월의 -0.5% 이래로 가장 낮다.

CPI 하락은 중국 물가지수를 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진 돼지고기 가격이 1년 전과 견줘 31.8% 감소(전월 -30.1%)한 영향이 컸다. 전체 품목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양고기 -6.5%(-5.9%), 소고기 -5.7%(-51%), 달걀 -8.8%(-5.0%) 등 나머지 식품류도 전월보다 전년대비 증감률이 모두 떨어졌다. 반면 신선채소의 경우 10월 -3.8%에서 0.6%로 반등했다.

비식품 가격은 운송 -5.0%, 가전제품 -0.7%, 통신서비스 -0.4% 등 몇 개 분야를 제외하면 대부분 플러스였다. 여행 6.8%와 전통 중의약 7.5%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다만 전체 CPI 지수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0.6%였다.

중국의 CPI는 500개 시·현에서 10만개 대형 쇼핑몰, 슈퍼마켓, 농산물 직판장, 인터넷 전자상거래 등의 268개 데이터를 표본으로 삼는다. 중국 소비자의 구매 추세와 인플레이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바로미터로 꼽힌다.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3.0%로 조사됐다. 전월-2.6%는 하회했고 전망치 -2.8%를 하회했다.

중국의 월간 PPI는 지난해 10월 -1.3% 이후 14개월째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8월 -3.0%에서 9월 -2.5%로 소폭 회복했지만 다시 2개월 연속 지수가 떨어지고 있다.

품목별로 전년과 비교해 보면 석탄 채굴·세척업(-15.8%), 비금속 광물류(-8.2%) 석유·석탄·기타 연료가공업(-6.3%), 화학원료·화학제품 제조업(-6.8%) 등의 감속폭이 컸다.

또 건축자재·비금속류이 -7.8%, 목재 및 펄프류 -6.4% 등으로 집계되면서 부동산 경기 냉각을 반영했다. 소비가 부진하면 업체는 가격 인하로 생존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 제조업도 1.6% 감소했다. 정부의 전방위 지원에 힘입어 신에너지차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로 전통 연료차 부진의 여파로 해석된다.

중국의 PPI는 생산자가 얻는 소비재와 노동력 판매 가격의 평균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다. 생산자가 소비재와 노동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 늘어난 원가만큼 소비자에게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PPI가 내려갈 경우 CPI도 시차를 두고 감소할 수 있다. 따라서 PPI는 CPI의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PPI 조사는 전국 4만개 이상의 기업으로부터 1300개 이상의 공산품 가격 데이터를 제공받는다.

주요 외신은 “경기 회복이 더뎌지자 소비자들은 불확실성을 경계하고 있다”면서 “주택시장 침체에 대응할 촉매제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디플레이션 위기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계절적 특성과 구조적 요인으로 CPI가 하락했으며 다음 단계에서 저물가 상황이 점차 완화되면 디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 평가를 이어갔다.


둥리쥐안 국가통계국 선임 통계사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CPI 연속 하락은 주로 따뜻한 날씨 때문에 농산물 공급이 부족하고 국제 유가는 하락했다”면서 “근원 CPI는 전월과 동일하며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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